"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 이해 관계 단체의 반대 의견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된 속의 민주주의 과정이 필요하다"(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
"심의위원회의 건립 불허 결정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사유에 대해 면밀한 파악이 필요하지만, 해당 위원회의 결정도 존중되어야 한다"(서일준 국민의힘 후보).
거제시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가 장승포 거제문화예술회관 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소녀상' 옆에 세우려 했던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을 불허한 것에 대해, 4‧10 총선에 나선 변광용(더불어민주당)‧서일준(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밝힌 입장이다.
일제강제동원노동자상 거제건립추진위원회(아래 추진위)는 5일 오전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 반대하는 이가 민족반역자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 총선 후보들의 답변을 공개했다. 김범준 후보(개혁신당)는 답변하지 않았다.
거제 강제동원노동자상 건립은 지난 2021년 민주노총 거제지부를 비롯한 노동‧시민단체들이 추진하면서 시작되었고, 모금운동과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거제시 공공조형물심의위원회(아래 심의위)는 2023년 11월 불허 결정했다. 장승포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동자상추진위는 총선 후보들에게 관련 정책질의를 했다.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일제 잔재, 친일 사관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운동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이해관계 단체의 반대 의견에 한정되지 않고 확장된 숙의 민주주의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는 "일제강검기 강제동원은 반인권적‧반평화적 행태로 강력 규탄하고 앞으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세계사적 비극"이라며 "노동자상 건립이 절차에 맞게 조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대답했다.
노동자상추진위는 "극우단체 관계자들이 유포하는 각종 허위사실에 대하여, (노동자상) 작가의 법률대리인 의견서를 거제시 측에 전달하기도 하였고, 거제시 규탄대회도 함께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정부 입장을 앞세우는 극우단체의 논리에 휘둘려 대한민국 헌법정신과 국가 지방자치단체로서의 원칙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정치적 입장에 휩쓸려 반민족적인 행정 결정을 내렸던 거제시에 우리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려 노력하였다"라고 덧붙였다.
변‧서 후보의 답변과 관련해, 이들은 "지역 정치계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입장이 이런데 노동자상 건립 허가 여부를 두고 여전히 반대를 조장하는 극우 인사들이 있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장승포 지역이 거제의 일제 침략과 어업자원 수탈 및 태평양전쟁에 지역민을 강제동원한 역사의 상징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평화의소녀상이 이미 건립된 곳 옆 1㎡밖에 되지 않는 공간에 노동자상이 건립되는 것을 반대하며 방해하는 것은 자주독립을 위해 싸웠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반헌법적인 행위이며, 민족반역자의 행위라는 것을 본인들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상추진위는 오는 12일 오후에 열리는 심의위 2차회의에서 거제시민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거제시가 노동자상 건립을 허가할 것을 마지막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거제시장 출신의 변광용 후보는 "노동자상 건립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노동‧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활동에 다시 심의위가 열리면 위원들도 잘 판단할 것이라 본다"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앞으로 지역민이나 행정과 큰 갈등 없이 건립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