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3월 27일부터 4월 1일까지 진행된 재외 국민 투표와 4월 5일, 6일 치러진 사전 투표율이 총선사상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국 국민들은 왜 이번 선거에 유난한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개개인이 보는 시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하며 내 생각을 말해 보고자 한다.
그림책 <독재란 이런 거예요>는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 수상작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추천되는 그림책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담임을 연달아 3년을 이어 맡았다. 인권과 법을 다루는 사회 시간에 이 책을 수업 자료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와 국민주권의 중요성을 가르친 적이 있다.
책의 내용은 독재자들이 저지르는 만행과 주변 인물들의 어리석음과 간사함, 언론의 편파적 보도 행태를 직접적으로 비난한다.
국민의 세금을 자기 주머니로 인식하며 자신의 하수인들에게 선심 쓰듯 땅과 재산을 하사하고, 독재자와 그 하수인들인 극소수자들만이 잘 사는 세상. 일반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늘어난다. 소신 있는 언론은 탄압받고, 양심 있는 지식인들은 입에 자갈을 물리고 국외로 추방되기도 한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독재를 신랄하게 비판하기 때문이 아니다. 시민들의 깨어 있음을 강조한다. 국민들의 힘으로 독재를 끝낼 수 있음을 말한다. 책의 본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묵묵히 일하지만,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에요. 생각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요. 독재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것을, 그렇게 똑똑하지도 옳지도 않다는 것을."
한국에게도 독재라 불리던 시간이 있었다. 유신독재, 군부독재. 독재 정권 타도를 외치며 열렬히 투쟁하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희생을 치러 바로 선 민주주의를 쟁취한 한국 국민들이다.
2024년 현재 국민들은 조용히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 조용한 생각을 투표라는 국민의 무기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 유시민은 과거 '투표용지는 종이로 만든 총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종이 총알이 위선과 위법으로 얼룩져 검찰 독재로 불리는 현 정권을 향해 날아간다. 작은 총알들이 모여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한다.
4월 10일. 우리에게 주어진 주인으로서의 권리,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시기를 바란다. 나도 그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