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52.3% 대 나경원 47.7%. 서울 동작을 '경합'.
출구조사 결과는 팽팽했지만, 두 캠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 캠프는 당혹감에 휩싸인 듯했다. 류 후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고, 나 후보는 시간이 지나도 캠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삼영 캠프] 환호와 박수 "정권심판 욕망... 개표 지켜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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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보인 동작을 류삼영(ft.류삼영딸) [출구조사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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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건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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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삼영! 류삼영! 류삼영!"
10일 오후 6시 총선 방송3사(KBS·SBS·MBC)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류 후보 선거사무소는 크게 들썩였다.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동작을 득표 예상치(류삼영 52.3%, 나경원 47.7%)에서도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류 후보의 승리가 예측되자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류 후보도 이내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류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서울 동작구 남성역 인근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찾았다. 지지자들을 비롯해 파란색 점퍼를 입은 당 관계자 10여 명이 박수로 류 후보를 맞았고, 류 후보는 배우자와 딸과 함께 맨 앞자리에 앉아 방송3사 출구조사를 지켜봤다. 류 후보는 취재진을 향해 "카메라들이 있으니까 엄청나게 부담된다. 웬만한 강심장 아니고는..."이라며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출구조사 전까지 TV 화면을 묵묵히 주시했다.
60초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84~197석을 얻는 '여소야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류 후보 지지자와 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범진보 200석'이라는 예측 문구를 확인하는 순간 떠나갈 듯한 연호와 갈채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진 동작을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류 후보가 4.6%포인트 차로 우세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선거사무소가 떠나갈 듯한 환호가 터져나다. '민주당 압승 예상'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류 후보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웃어 보였다. 류 후보 지지자들은 "류삼영, 류삼영"이라며 이름을 외치며 열광했다.
류 후보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출구조사 결과가) 나쁘지 않게 나왔다"면서도 "확정치가 아니고 추정치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개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유세에서 확인된 국민들의 '정권심판' 욕망이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드러났다고 본다. 그것이 전체 의석 추정치와 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 후보는 출구조사 발표 30분쯤 뒤 당직자들과 악수하고 자리를 떴다. 선거사무소를 빠져나가던 류 후보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나 후보와의 차이가) 4.6%포인트이기 때문에 경합 문제가 해소되고 당선이 확실시되면 다시 선거사무소에 오려고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캠프] 이긴 줄 알고 박수치다... "채널 돌려라"
"(짝짝짝) 어...?"
이날 나 후보 캠프가 보인 반응은 '당혹감'이었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오후 6시를 10초 앞둔 순간까지도 캠프 관계자들은 소리 내 카운트다운을 하며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출구조사 발표 전 <오마이뉴스>와 만난 한 캠프 관계자는 "투표율이 70% 넘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6시 정각이 되자 TV 화면에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78~196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87~105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8분쯤 뒤 나 후보가 류 후보에게 4.6%포인트 차이로 뒤진다는 예측 결과가 발표됐다. 승리를 자신하며 박수를 치던 나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몇 초간 "어?"하고 놀란 눈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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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탄식... 나경원 없는 나경원 캠프 [출구조사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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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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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거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일부는 출구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신 손사래를 쳤다. 다른 지역구에도 국민의힘 후보들의 열세가 이어지자, 캠프 관계자들은 "어떡하냐"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류 후보 캠프의 환호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나오자 "채널 좀 돌릴게요", "바꿔 바꿔"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방송사마저 "민주당이 국회 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자, 캠프에서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한 남성은 "내가 여기서 한 달을 일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한 여성은 "나 오늘 여기서 밤 지새우게 생겼어"라고 토로했다. 캠프 관계자가 "아직 개표 시작 안 했으니 식사하고 오시라"고 달랬지만, 이들은 "밥맛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나 후보는 출구조사 2시간이 넘은 현재(오후 8시 기준)까지 선거사무소에 나오지 않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도 나 후보가 선거사무소에 언제쯤 모습을 드러낼지 확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캠프 관계자는 "(나 후보가) 오늘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라고 <오마이뉴스>에 전해 왔다.
나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 때도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7.12%포인트 차이로 패하자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최종 투표율은 오후 6시 기준 67.0%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동작구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72.2%)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