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검법은 사실 그냥 사적 복수처럼 들렸다. 김건희 특검법을 요구하시는 국민들의 요청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2대 총선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이 12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추진 중인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에서 '김건희 특검법' 수용 필요성이 사실상 처음 제기된 것.
김 당선인은 "(김건희 특검법) 법안 과정에 여러 독소조항들은 분명히 있다"고 전제했다. "수사 결과를 매일매일 브리핑한다는 것은 지금 형사소송법과는 많이 차이가 있는 조항"이고 "사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다 특검법으로 가져오면 모든 위정자들의 사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갖고 특검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선례로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사에 대한 여러 문제들이 국정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발목을 잡았고, 여전히 국민들께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해소해야 된다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항 몇 개를 바꾸고 방향성 몇 개를 논의한다고 하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저희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행정부 이끌 주도권과 독립성 가져야"
김 당선인은 "여당은 너무 정부와 대통령실에 종속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당이) 대통령실과 너무 발을 맞추었지,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되는 책임에는 조금 소홀했던 것 같다"라며 "여당의 제1책무는 대통령실과의 협조보다는 오히려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고 때로는 행정부를 이끌 수 있을 만큼의 주도권과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2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오히려 정부와의 건전한 긴장관계를 통해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도 야당과 협력할 수 있는 어떤 독립성과 자주성을 가진 여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로 꾸리게 될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정부의 국정기조를 바꾸게 할 만큼의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도, 동시에 여당으로서 가져야 되는 안전성 그리고 정부와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정치력을 두루 갖춰야 하는 사람이 (지도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 젊은 국회의원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를 해봐도 좋겠냐'는 질문에는 "기대하셔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 당시) 초선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굉장히 많으셨고 오히려 3선, 4선 구태 정치인 같다는 얘기도 (지역 유권자들이) 굉장히 많이 하셨다"며 차기 당권 다툼이나 당내 정치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강북구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국민의힘) 사람으로서 오히려 당권이라든지 당내 정치에 매몰되기보단 주민들의 목소리를 더 듣는 것이 저의 유인 동기가 될 수밖에 없다"며 "더더욱 쇄신적이고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야 되고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도봉갑은 1996년 15대 국회 이래 18대 총선(한나라당 신지호 의원 당선)을 제외하곤 모두 더불어민주당 계열에서 승리한 '보수의 험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