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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 회복을 위한 11차례의 교사 집회가 열리면서 교육 3법 개정 등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초등교사 20만여 명 중 14만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디스쿨’은 교사의 열망이 분출되고, 집회를 기획하는 ‘아고라’였다. ‘인디스쿨’은 광장의 외침이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울대 엄문영 교수(교육학) 연구팀과 함께,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를 조망하는 보고서를 기획했다.

지난 9월부터 6개월이 넘게 진행된 연구는 ‘초등교사 교권 침해 유형 및 해결방안 탐색:학부모 민원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교육언론[창]은 단독 입수한 ‘인디스쿨-서울대 연구팀’ 보고서를 ▲교권 침해와 학부모에 대한 교사 인식 ▲학부모 민원 유형과 특색 ▲교사들이 바라는 교권 회복 방안 등으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기자말]
초등교사의 내·외적동기와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은 높은 반면, 낮은 교직 만족과 함께 정서적 고갈 정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교사는 또 교직 불만족의 주된 요인으로 학부모를 꼽았다. 보고서는 "건강하지 않은 교육공동체 문화가 학교에 자리 잡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지난 2023년 10월 28일부터 11월 27일까지 30일간 '인디스쿨'을 통해 참여한 초등교사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실시됐다. 참여 교사 중 여성 교사가 87.0%이었으며 나이대는 30대(35.7%), 40대(28.4%), 20대(25.3%), 50대(10.0%), 60대(0.55%) 순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교직 동기 조사(7점 척도)에서 평균값은 내적동기 4.94, 외적동기 5.54, 전문직관 5.45로 조사돼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와 전문직 자부심을 통해 교직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높은 교직 동기에 비해 교직 만족은 낮았다

내적동기 문항에서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5.29)가 평균값이 가장 높았으며, 가장 낮은 문항은 "학생들이 좋아서"(4.45)였다. 외적동기 문항에서는 "안정된 신분(정년)의 보장"(5.84)이 가장 높았으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라서"(5.20)는 가장 낮았다.

전반적으로 높은 교직 동기에 비해 교직 만족은 낮았으며, 반대로 정서적 고갈은 높은 편이었다. 교직 만족 조사(5점 척도)에서 평균값은 2.22로 중간값 이하였다. "교직을 수행하면서 성취감 느낀다"(2.88)는 문항이 가장 높은 평균값을 보였으며, 가장 낮은 문항은 "주위 사람에게 교직을 권한다"(1.54)였다.

하지만, 정서적 고갈 조사(5점 척도)의 평균값은 4.24로 교직 만족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평균값이 가장 높은 문항은 "수업과 업무로 몸과 마음이 지쳐있다"(4.40)이었으며, 가장 낮은 문항은 "교사의 업무로 인해 좌절감을 느낀다"(4.14)이었다.
 
 교직 소진 영향요인
교직 소진 영향요인 ⓒ 인디스쿨

보고서는 "교직 소진 조사의 평균값이 교직 만족의 평균값보다 높았는데, 특히 정서적 고갈의 평균값이 높다는 점을 통해 초등교사의 소진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직 만족에 영향을 끼치는 관계 조사(중복응답)에서 '학생'이라는 응답이 77.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부모' 55.7%, '동료교사' 40.2%, '나 자신의 성격과 상태' 39.9%, '관리자' 35.9%, '상부 교육기관' 25.3% 등이었다.

교직 소진에 영향을 끼치는 관계 조사(중복응답)에서는 '학부모'가 90.4%로 월등히 많았다. 이어 '학생' 70.3%, '관리자' 49.9%, '상부 교육기관' 48.9%, '나 자신의 성격과 상태' 13.1%, '동료교사' 12.6% 등으로 조사됐다.

교권 침해의 심각성 조사(5점 척도)에서 평균값은 4.79로 교사가 느끼는 교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교권 침해 횟수는 평균 9.36회이었으며,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횟수는 평균 4.52회였다.

'교사의 생활지도권' 침해 인식 가장 높아

보고서는 "응답자의 평균 경력이 12.7년임을 감안하면 최근 교권 침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또 교권 침해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교사일수록 교직 만족이 낮았으며, 반면 정서적 소진이 높고, 학부모와 관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교권의 개념 문항을 통해 교권 침해가 교원의 어떠한 권리를 훼손하는지를 파악했다.

가장 많은 침해가 인식된 교권의 개념(7점 척도)은 '교사의 생활지도권'(학생을 지도하고 징계하는 권리)이 평균값 6.50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교사의 학습지도권'(교육과정, 수행, 평가를 결정할 권리)은 5.86으로 가장 낮았다. 그 이외, '전문가로서의 권위'(교육전문성) 6.41, '인격적 존중'(기본적 인권) 6.41, '신분상의 권리 비제약'(양심·의사표현의 자유, 노동권 등이 제한받지 않을 권리) 6.17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교권 침해와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전문가로서의 권위 영역은 전반적인 교권 침해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에서 더 크게 인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사가 경험하는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교원의 직업적 전문성을 저해하는 특성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 인디스쿨
© 인디스쿨 ⓒ 교육언론창

학부모와 관계 조사(5점 척도)는 평균값 2.24로 비교적 낮았다.

문항별로 보면, "교사들과 학부모는 서로 친밀하게 지낸다"(1.94), "교사들과 학부모는 서로 신뢰한다"(2.36), "나는 학부모와 관계에서 갈등을 느낀다"(2.43) 등이었다.

학부모와 협력태도 조사(5점 척도)는 평균값 2.03으로 관계 조사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문항별로 보면, "학부모는 학교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구성원이다"(2.97),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를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1.55), "학부모 참여를 통해서 학교 교육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1.55) 등으로 조사돼, 교사는 학부모를 교육의 주요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편이었으나, 학부모의 참여를 불필요하다고 여기며 참여 효과에 대한 기대 역시 낮았다.

교사가 판단하는 '민원의 적절성'을 "전혀 적절하지 않은 개입"(1점)부터 "매우 적절한 교육 참여"(7점) 범주로 물은 결과, '민원의 적절성' 평균값은 1.94로 나타났다.

'민원의 수용성'을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1점)에서 "수용할 수 있는 내용"(7점) 범주 조사에서 평균값 2.49로 조사됐다.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상처와 스트레스로 남았다"(1점)에서 "원만히 해결되었다"(7점) 범주 조사에서 평균값 1.89로 교권 침해를 겪어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스트레스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민원의 적절성'과 '민원의 수용성'을 비교한 결과, "민원의 적절성이 낮은 경우에도 민원의 수용성은 낮지 않았다"며 "교사가 민원이 적절한 교육적 참여가 아닌 경우에도 민원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갈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초등교사 4명 중 한 명 "5년 뒤 교직 떠날 것"

교사 92.4%가 "교권 침해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으며, 교권 침해 대상(중복응답)은 '학부모' 95.1%, '학생' 88.1%, '관리자' 50.1%, '상부기관' 28.2%, '동료교사' 18.8% 등이었다.

교권 침해 중 도움받는 대상 조사(5점 척도)에서 평균값은 학생 1.85, 학부모 1.40, 동료교사 4.06, 관리자 2.24, 상부기관 1.26 등으로 각각 조사됐다. 동료교사에 의존도가 높지만, 특히 상부 기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후 교직에 재직 중으로 예상하나요?"라는 질문에 4명 중 한 명 이상(27.8%)은 "이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교권 침해 경험 교사의 경우 이직 응답이 28.8%로 미경험 교사(15.8%)에 비해 높게 나타나 교사의 교직 이탈에 학부모 민원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초등교사 악성민원 인식 조사#심각한 교직 소진#인디스쿨#교육언론창윤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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