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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도에 들어설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조감도.
완도에 들어설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조감도. ⓒ 완도신문

지금까지 전남 완도군에서 확인된 고인돌은 행정구역별 25곳에서 발견한 300기 정도로 파악된다. 최근 선사시대 유적 발굴조사가 부분적으로 다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성과가 나오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오래전에 조사됐던 유적이 파괴되었거나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군외면 신학마을 고인돌 유적 정밀조사에서는 상태가 좋은 결과가 나왔다. 향후 완도군의 자랑할 만한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조사기관은 밝혔다. 아쉬운 점은 현재 조사된 곳은 군유지로 부담 없이 정밀조사가 이뤄졌고, 고인돌 군락이 주변으로 더 분포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사유지가 대부분이어서 여기에서 멈출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결국, 민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지역 선사유적 지표조사는 지역 주민이 정밀 조사에 참여한 군외면과 청산면을 제외하고는 고인돌 관련 선사유적에 너무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 관련한 불편사항이 많고, 민원사항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서인지 관련부서에서도 선사유적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깊은 관심이 없는 것 같은 분위기다. 

이에 국내의 한 연구기관에서는 도서지역의 특성상 내륙에서 발견되는 선사유적의 몇 갑절 귀중한 존재로 인식되어야 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도서지역에서 고인돌 분포지가 전국 최다, 완도의 모든 섬에 고인돌 세력이 정착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면 지역 사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지역사회의 문화재 관리, 어떻게 해야할까?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는 90년대부터 선사유적 관련조사가 이뤄졌지만, 관광자원화와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고금면과 청산면 고인돌공원만 도로공사 중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경우이다.

유적을 발굴하고 나면 후속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발굴해서 정비하고 안내판 등을 설치해서 외부에 알리고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재를 보호하는 방법이며, 우리 지역 문화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전남도에 문화재 조사 예산신청과 지역 향토사학계와 주민들과의 의논, 지자체의 예산책정, 유적조사 성과결과로 학술대회를 열어 앞으로의 활용방안도 고민해야 올바른 수순이다. 

근래 들어서 우리 지역 선사유적 훼손 내역을 보면 황진리, 중리 고인돌 같은 경우는 지표위에 노출된 상석이 소실돼 잔존하는 하부구조의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됐다.

군외면지에 보고된 황진리 고인돌 유적은 기존에 보고된 것 외 7기가 언급됐으나 최근 조사 결과 1기만 확인됐다. 마을 주민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이 큰 바윗돌을 필요한 곳에 가져다 사용했고, 몇 개는 마을 정비사업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인동과 같이 태양광 설치공사 중에 훼손된 것도 있다. 그리고 도구를 이용해 일부러 파괴하려는 흔적이 발견된 것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고금면, 신지면 등은 말할 것도 없다.

문화재와 관련해 행정과 지역민들의 인식전환에 필요한 교육을 따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외부로부터 그동안 우리 지역의 선사유적 조사의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새겨 들어야 한다. 

전남도청 문화융성국 관계자는 완도군의 마한문화권 지원사업 발굴조사는 당리고분 외 특정사업이 없으며, 매장문화재 조사 지원사업으로 군외면, 청산면, 청해진 총 3개 사업을 최근 진행했다고 알려왔다. 하반기 사업 신청된 것으로는 대산리 고분 시굴조사와 중도리 고인돌 조사사업이 신청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마한역사문화권 사업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답변도 있었다. 국립박물관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지역 사회가 박물관 유치 확정에 안도하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실한 해양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선사유적 발굴에 지역 사회는 지금이라도 사활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문화예술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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