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를 벗고 여름을 맞이하는 시기가 되었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뻣뻣하게 굳어 "어서오세요"와 "안녕하세요"를 섞어 인사하던 어리숙한 아르바이트생에게 큰 힘을 준 만남이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손님에게 인삿말 외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용기를 내게 해준 멋진 강아지다.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무심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그러는데 사진 한 장만 찍어도 괜찮을까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말을 들은 견주 손님께서는 크게 웃으며 "한 번 안아봐요"라고 제안하셨다. 내심 '그래도 되나'라는 걱정과 우려도 들었으나, 충동적으로 안아들었다. 따뜻하고 조금 묵직했으며 약간 떠는 게 느껴졌다. 제대로 안고 있는 건지 의문이었지만, 정말 즐거워서 '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 모습이 보기 좋다며 감사히도 사진을 여러 장 남겨주셨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여러 타입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진상'부터, 생각이 나서 가져왔다며 감이나 귤 같은 과일을 가져다주는 손님, 고생하신다며 음료수 한 병을 내어주는 손님도 계셨다.
이제는 1년차를 넘어섰으나 돌이켜 보면 전자의 나쁜 기억은 금방 흐릿해지고 후자의 좋은 기억들만 오래 남는 것 같다.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미담과 온정이 가득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