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BBC의 공공서비스(public service) 비전은 전 세계 공영방송의 모델로 채택, 적용되었습니다.
공공서비스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이용 가능한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즉 사람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과 전기를 말합니다. 독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자국의 민주주의가 공영방송을 통해 회복되기도 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속화되는 기후 변화, 지속적이고 고조되는 사회적 불평등, 걷잡을 수 없는 정치적 양극화, 그리고 수많은 정보가 온라인에서 또 다른 정보를 전염시키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직면한 위기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데 필요한 믿을 수 있는 정보와 심층적인 분석, 합리적인 토론 및 비판적 시각이 오염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미디어 환경이 이미 상업 미디어에 자리를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감시, 광고, 허위 정보, 증오심 표현, 음모론 등 개인적 취향과 의견에 따라 상업적이며 정치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2024년 세계는 다시 글로벌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주목 기반의 알고리즘이 지배하고, 인공지능의 사용이 증가하며, 딥페이크와 같은 기술로 인해 게이트 감시자 역할을 하는 신뢰성과 신빙성 그리고 진정성을 보장하는 행위자가 요구됩니다.
이러한 보호자는 사실을 확인하고 허위를 공개하며, 연관성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독일에서 공영방송의 개혁을 논의하는 사람들(공영방송 미래위원회)은 공영방송에 특별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는 사실 기반을 두는 보도 외에도 사회적 담론을 객관적으로 수반하고, 사용자가 허위 정보의 표현을 인식해서 허구와 진실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상업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균형의 추 역할을 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영방송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이 국가와 기업(자본)에 거리를 유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중재자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한 법적, 경제적, 조직적 기반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영방송의 역할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에 관한 고찰은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윤장렬 언론학 박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