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이 대통령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하면 윤 대통령은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6월 국회가 개원되면 압도적 다수의 야당의원들과 강성 야당들이 윤정권을 표적으로 집중 공격을 할 것"이라며 "여당으로서 국민의힘이 윤통과 한 몸이 되어 윤통을 보호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제각각일 때 윤통은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여당조차 되지 못하고 소수당으로 전락하게 되고 잡동사니 정당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홍 시장의 주장은 22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민주당과 원내 3당이 된 조국혁신당의 행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홍 시장은 "정치는 상상력의 게임"이라며 "눈앞에 이익만 보고 사익만 쫒는 그런 사람들이 주도하는 정당은 소멸의 길로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일각에선 홍 시장이 말한 '상상력', '정당 소멸'이라는 단어를 두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홍 시장은 "내가 30여 년 몸담은 이 당이 몇몇 외부에서 들어온 정체불명의 사람으로 인해 혼란으로 가는 것은 가당치 않다"면서 "자생력을 기르십시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라고 충고했습니다.
전날에도 홍 시장은 채 상병 순직사고에 대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홍 시장은 "채상병 순직사고의 본질은 무리한 군작전 여부에 있다"면서 "군 내부에서 감찰로 끝나야 할 사건을 무리하게 업무상 과실치사죄 책임까지 묻고 구체적 주의의무가 없는 사단장까지 책임을 물으려고 하고 나아가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는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킨 건 정무적 대처를 잘못한 탓"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홍 시장은 "채상병의 순직은 가슴 아프고 유족들의 슬픔은 국민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걸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 탄핵 운운하는 특검 시도는 과도한 정치공세로 보인다"라며 "국민감정에 편승하여 재의표결시 찬성 운운하는 우리당 일부 의원들도 참 한심하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사감(私感)이 있더라도 참으시고 낙천에 대한 감정으로 마지막까지 몽니 부리지 마시고 조용히 물러가 다음을 기약하십시오"라며 "여론에 춤추는 정치보다 여론을 선도하는 정치가 참된 지도자의 도리"라고 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달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가 참패하고 난 뒤 그걸 당의 책임이 아닌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게 되면 이 정권은 그야말로 대혼란을 초래하게 된다"며 "(이번 총선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홀로 대권놀이나 한 것"이라며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저격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 시장은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홍 시장에 총리직을 제안했지만 홍 시장은 고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힌 날로 여권 참패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방안을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