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이 "정의로운 전환"을 외치며 28일 첫 파업에 들어간다. 지난 16일 원청인 한국남부발전 앞에서 경고 파업을 예고한 지 3주 만이다.
27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의 말을 정리하면, '28~29일 쟁의행위' 관련 찬반 투표에서 지난주 70%의 발전HPS 노동자들이 찬성 표를 던졌다. 투표 대상자 가운데 복수노조인 2노조를 제외한 발전HPS지부의 참여율과 찬성률은 각각 99%, 86%에 달했다. 현재 1노조 발전HPS지부에는 227명, 2노조에는 4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들은 경남 하동과 부산, 당진, 영월 등 전국의 발전소에서 탄가루를 마시며 경상정비 등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들이다. 하동발전소 단계적 폐쇄(2026년 6월부터)에 따른 고용 문제 등을 놓고 17차례 교섭에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들은 파업 수순을 밟았다.
지부는 발전소를 없애더라도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아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원청에 책임을 넘기며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이 한국남부발전을 찾아 행동에 나선 건 이러한 배경에서다. 지부는 한국남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동시에 촉구했다.
지부는 하청 사측에 대한 압박과 함께 "탄소중립에 따른 고용불안의 해법을 윤석열 정부와 원청이 책임지고 내놔야 한다"라고 목청을 키우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문제는 단순히 하청 기업만의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과거 용역을 통해 탄소중립 시 2·3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크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쟁의행위는 국내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내걸고 진행하는 첫 번째 경고 파업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상급 단체인 공공운수노조는 물론 40여 개의 기후정의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힘을 보탠다. 앞서 정진영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사무국장은 "석탄발전 노동자들과 소통하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정책, 에너지 민영화로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행법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석탄발전 등을 줄이는 과정에서 직·간접적 피해를 볼 수 있는 지역민 노동자 등을 보호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방향을 정의로운 전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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