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본 퍼레이드는 올해로 98주년을 맞이하는 미국 미시간에서 가장 오래된 현충일(메모리얼 데이) 퍼레이드다. 미국에서는 현충일 퍼레이드를 통해 참전용사와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 목숨을 잃은 애국지사를 추모한다. 이 행사는 미 현충일인 5월 27일 디어본에서 80개 이상의 지역 공무원, 지역 공동체 그룹과 지역 학교 마칭 밴드가 참여했다.
이 날 퍼레이드는 오전 10시에 군인 장례 행렬과 함께 시작해 참여 단체들은 1~2마일에 해당하는 거리를 약 한 시간가량 행진했다. 미시간 디트로이트 한인회와 미주 한인 여성회, 청소년 사물놀이패 '우리소리' 소속 단원들과 학부모들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행진에 참여해 한·미 양국의 우호를 다졌다. 특히 트럭 뒤에 착석해 사물놀이 공연을 펼쳐준 '우리소리' 단원들은 퍼레이드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다.
미국 현충일은 1868년 미국 남북 전쟁 중에 전사한 연합군의 무덤을 장식하는 행위로 시작해 장식의 날(데코레이션 데이)로 불렸다. 그러다 미 의회가 1971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현충일이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오늘날 현충일로 자리잡았다.
미국 현충일 퍼레이드는 비단 디어본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매년 진행하는 행사로, 미국의 전통이자 세대를 내려가며 이어나가는 지역 공동체의 문화 유산이다. 이러한 행사에 한인 단체가 참여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선보이고 행사의 다양성을 보여준 것은 한미 양국에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미국에서 현충일은 여름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지역 주민들은 여름을 맞이하는 즐거움은 물론 순국 군인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의미에서 길거리로 나와 퍼레이드를 즐긴다. 이날 퍼레이드에 동참했던 박채린(스토니 크릭 고교, 17세) 학생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들을 기리고 애도하는 자리에 한인 단체가 함께 마음과 뜻을 모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보통은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서 공연을 했는데, 현지 지역행사에 참여하게 되어 더욱 뜻 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