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자체가 우리 모두가 원하는 '탄소를 줄이고 지구를 구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 여기며 이 재밌고 흥미로운 실험에 투자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보물을 찾아 기뻐할 누군가에게 작고 소박한 선물을 드리고 자전거를 많이 타서 탄소를 구체적으로 줄인 어느 분엔가 괜찮은 미니벨로 한 대 정도를 선물로 드리는 용도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일종의 소셜 펀딩이 될 이 후원에 함께 하시는 분들을 모든 일이 마치고 '재미나고 의미 있는 일을 함께 만든들어 주신분'으로 소개할 것을 약속드리며 계좌를 소개합니다.
탄소를 감축하는 자전거 챌린지(아래 탄감자 챌린지)의 취지와 진행방식에 대한 안내의 내용을 담은 "자전거를 통한 즐거운 실험과 놀이가 펼쳐집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의 말미에 실었던 내용이다. 굳이 소셜 펀딩을 언급하고 사회적 가치에 대한 투자라는 개념을 거론하였다.
기사가 나가고서 가장 먼저 후원금을 보내온 후원자가 있었다. '시민 한은숙 외 전주시민'으로 언급된 은숙씨에게 '왜 후원을 하셨는지'를 물었다. "소액이지만 회의하실 때 티타임 하시라고 보내드렸"다며 "탄감자의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큰 줄기가 되기를"이라고 설명하였다.
4월 22일부터 5월 19일까지 치러진 이 도전에는 많은 기관과 단체, 그리고 개인들이 후원을 하여 준비되었고 마무리되었다.(자세한 후원내역은 별도의 안내를 통해 공개함) '자전거만 타도 선물이 펑펑~'이라는 문구에 영향을 받아 도전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간혹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준비하고 마련한 행사로 시청으로부터 일체 지원이 없이 마련된 조그만 잔치예요'라는 설명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이런 프로그램에 익숙해서 그런 듯하다.
시민들이 준비하고 마련하는 데서 의미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준비한 배경이 있다. 기존 챌리지에서 나눠주는 상품, 경품은 무언가 시혜를 받는 느낌이라 이걸 어떻게 탈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였다. 구체적으로 박정규 총무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번에 우리도 선물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자전거를 타는 것에 대한 사회적 대우와 평가가 제대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자체가 주도하면 이런 당당함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시민이 주도하고 일종의 탄소배출권을 쟁취해 내고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만들어가면서 논의가 정리되면 일종의 탄소은행 같은 민간주도의 기구가 만들어지고 지자체나 기업 등에서 일정하게 출연하도록 만드는 구조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를테면 시내 공영주차장 몇 곳의 수익을 탄소배출권으로 바꾸고 그 수익을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거고 이런 챌린지가 그런 구조를 만들어내는 시작일 수 있지 않나 싶은 겁니다."
기후위기의 시대, 탄소배출과 탄소중립은 이제 절대적으로 기업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상수로 등장하고 있다. 더 이상 윤리적 경영이나 선한 영향력으로 평가받지 않고 '배출하려거든 어디선가 사야만 한다'는 개념으로 자리 잡힐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국가나 사회적 접근이 뒤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선구적으로 탄소배출권을 경제적 거래의 상품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다. 이를테면 벤처기업이 자전거 이용자들의 이동을 탄소배출권으로써 사고 보상하며 이에 대한 수요를 가진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형태의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트 브라더스라는 벤처기업은 이런 아이템을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자전거 용품 등의 보상을 주고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이를 판매하는 구상 아래 사업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아이템에 대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탄소를 배출할 권리를 발생시킨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을 판 것과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 도래하는 시대적 변화와 흐름에 대한 통찰력으로 선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테슬라의 앞서 나감에 대해 시비를 걸 일이 아니라 보고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바로 '자전거야 말로 탄소배출을 저감한 가장 강력한 탄소배출권의 신용장이라 내밀며 그에 상응하는 당연한 권리에 대한 주장을 서두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과 같은 인식과 접근 말이다.
실제 서울시의 경우 '후시파트너스'라는 기업과 함께 공영자전거인 따릉이의 운행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 3월 27일 자로 승인받았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일은 탄소 배출권을 공급하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당위적 접근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수준으로 사회적 환경이 급격히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시민이자 자전거인이 주도하는 탄소배출권의 확립'에 관한 상상
4월 22일부터 28일 동안 펼쳐진 '탄소를 감축하는 자전거 챌린지' 한 달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의료사협 등의 단체와 시민들이 주최하고 준비한 이 행사는 '자전거를 가까이하는 한 달'이라는 취지로 한 달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48명의 참여자가 신청하였고 적극적으로 자전거를 탄 24명이 총 7929km를 달렸다. 관련 계산식에 따르자면 30년생 낙엽송 98.17그루를 심은 탄소저감 효과에 해당한다. 자전거를 탄 1인당 한 달 동안 4.1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로 대우받을 만하다.
주최자뿐만 아니라 우석대 한방병원 등의 기업과 단체, 그리고 시민 등의 후원을 통해 마련된 이 챌린지 참가자들은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28일 동안 17일 이상 자전거 타기를 조건으로 내건 '매일매일 지구의 날' 미션 성공자의 경우 5만 원권 상품권을 받았다.
아울러 지역 곳곳의 장소를 자전거로 찾아보고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보물 찾기의 경우 10개의 기본보물을 모두 찾은 사람들은 3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받았다. 대개의 챌린지 참가자들이 보물 찾기와 매일 타기에 도전한 만큼 열심히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대략 7~8만 원의 상품권을 타게 되는 '해봄직한 챌린지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 외에 자전거왕 등 프로그램으로 운용된 한 달에 400만 원가량의 물품과 상품이 준비되었다.
주최한 입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전거만 타도 선물이 펑펑~'이라고 홍보를 했지만 사실 선물은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일은 탄소중립과 교통체증해소 등에 기여하는 챙김을 받아야 하는 매우 정당한 권리다. 이제서야 탄소배출권으로 면모와 가치가 인정받고 있을 뿐 자전거를 타는 일 자체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대접받을 일이다.
가까운 예로 대중교통만 해도 많은 배려와 사회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교통카드와 정기권, 그리고 일부 지자체에서 행해지는 교통수당 등의 직간접적인 지원 금액이 매우 커지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시내버스 운행에 필요한 버스회사들의 적자 지원 금액이 5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자전거는 무엇인가?
이런 챌린지를 통해 인증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내면 된다. 아울러 자전거를 타는 자체로 인정받을 만한 적절한 금액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건 마땅한 일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 소리에 동시 송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