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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 논란 등에 대해 도민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밤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 논란 등에 대해 도민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 김동연SNS캡처

"오늘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29일 밤 9시 30분부터 30일 새벽 12시 30분까지 180분에 걸쳐 도민들과 '끝장 소통'을 진행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명칭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해 '정면 돌파'를 시도한 셈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라이브방송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공모전을 통해 대상을 받은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확정된 이름인지,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비용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라이브방송 내내 댓글 창을 통해 올라온 도민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즉석에서 답변을 내놨다. 이날 라이브방송에는 최대 490여 명이 참여했으며, 방송을 마치는 순간에도 270여 명이 남아 있었다.

'배우 박해미'도 참여... "명칭 확정된 것 아냐"

김동연 지사는 우선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과 관련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명칭은 국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때 정해진다. 세종특별시도 '세종특별시 설치 특별법'에 의해서 정해진 것"이라며 "공모를 통해서 선정된 이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뮤지컬 배우 박해미씨가 라이브방송에 참여해 직접 김동연 지사에게 질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해미씨는 "구리시민으로서 (경기) 분도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다"면서 "(새 이름) 공모전이 경기북부 지역에 더 잘 맞고 또 미래지향적인 이름을 찾는 과정이라고 봐도 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심의할 때 이름이 정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최종 확정이 아니다"라며 "공모전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 많은 분의 주의와 관심을 끌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저는 '분도'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경기도를 쪼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면서 "360만 명이 넘는 경기북부 도민과 경기북부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으로 창의적이고 보다 발전적인 (자치)도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저녁 9시 30분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도민과의 질의응답 방식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전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저녁 9시 30분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에서 도민과의 질의응답 방식으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겠다고 전했다. ⓒ 김동연
 
김동연 지사는 또 '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느냐'는 참여자의 질문에 대해 전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지성 선수의 예를 들어 답변했다. 김 지사는 "박지성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 체격도 왜소하고 평발이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나중에 대선수가 됐는데, 그의 큰 잠재력을 당시에는 알아주지 않았던 것"이라며 "경제부총리까지 했던 제가 보기에 경기북부는 인적 자원과 잘 보존된 환경, 생태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경기북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서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투자 유치를 하고,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좋은 의료시설과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자산 가치를 올려주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 상태로 쭉 간다면 경기북부 영원히 낙후"

'경기북부가 많이 낙후돼 있으니, 발전을 시킨 다음에 특별자치도를 추진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쭉 간다면 경기북부는 영원히 낙후된다. 불균형은 심해질 것이고,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엄청난 중복 규제가 풀리지 않아서 투자 유치가 되지 않는다. 판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에 규제를 푸는 조항을 넣으면 된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만약 경기북부 지역의 규제를 대폭으로 풀 수가 있다면, 그리고 인프라가 한꺼번에 갖춰질 수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한 것"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댓글 창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이 올라오자, "도민 5천 명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설문조사를 했다"면서 "찬성이 55%였고, 반대가 21%였다. 찬성이 반대보다 2배 이상 높았고, 특히 북부는 찬성 65% 반대 16%, 남부는 찬성 51%, 반대 23%로 나왔다"고 전했다. "주민투표를 하라"는 의견에는 "제가 정부에 주민대표 요청을 했는데 아직도 정부에서 아무런 답이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설문조사 등을 보면 일부 반대하시는 분도 있지만 분명히 찬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주민들이 원하시는 대로 하는 것이 경기도지사로서 가야 할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오후 파주 사회복지책마을에서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는 한편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오후 파주 사회복지책마을에서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는 한편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경기도
 
"북한이나 특정 종교와 무슨 상관?... 견강부회"

김동연 지사는 일부 참여자의 부적절한 댓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참여자가 '평화누리특별자치도' 명칭을 두고 특정 종교나 북한과의 연관성을 제기하자 "이건 좀 심하신 말씀 같다. 너무나 왜곡된 생각이고 단편적인 생각인 것 같다"며 "이게 북한이나 특정 종교와 무슨 상관이 있나?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견강부회는 '이치에 맞지도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가 자기주장이나 조건에 맞도록 합리화하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김동연, 눈깔이 제대로 떠라"와 같은 악의적 댓글에도 "제 눈 똑바로 보십시오. 제대로 뜨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받아쳤고, "당신이 신이야, 규제를 다 풀고 기업 유치한다고, 뭔 개소리를 되게 성의껏 하시네"라는 댓글에는 "이분은 어떤 분인가요? 왜 이렇게 말을 험하게 하시나요?"라고 꼬집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자꾸 제 집 위치를 얘기하는데, (지금 논의 주제와) 꼭 맞는 말씀 같지는 않다"면서도 "강남에 25평인가? 집이 하나 있다. 제 아내 명의로 돼 있고, 저는 수원에서 관사 등을 거절하고, 사비로 전세를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런데 그걸 자꾸 집이 강남이라고 하는데, 그게 이 논점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 이해하면서도 좀 서운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저는 경기도에서 30년 이상 살았다"고 강조했다.

한 참여자가 "댓글 알바를 쓰나요?"라고 묻자 "누가 알바를 쓰나요? 그런 돈도 없고, 그런 데 돈 쓰면 불법"이라고 말했다. "거짓말 하지 말라"는 댓글에는 "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저를 그렇게 얘기하시면 저에 대한 개인적인 모욕이라고 느껴진다. 공직자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말"이라고 화를 삼켰다.

그러나 "지자체가 규제 해제 권한도 없으면서 분도를 왜 먼저 해, 장난해?"라는 댓글에는 김 지사도 다소 격앙된 어조로 "지금 제가 하는 게 장난처럼 보이나? 규제 해제 권한은 중앙정부에 있다"면서 "제가 권한이 있으면 굳이 이 복잡한 거 안 하고 제가 규제 해지하고 경기북부 발전시키겠다. 그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규제 먼저 풀라고, X신아"라는 댓글에도 김 지사는 단호하게 "경기도는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런 말 쓰지 마라. 왜 장애인들을 폄훼하는 말을 쓰느냐"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오후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폭발력 있는 정책이 나와서 현실화해야"

김동연 지사는 이날 라이브방송에 참여한 지방분권 전문가, 국회의원, 도의원, 경기북부 담당 기자 등에게 발언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경기도지방시대위원장인 소순창 건국대 교수는 "자치 행정과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의미 있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종영(국민의힘, 연천) 경기도의원은 "연천군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 95%다. 그뿐만 아니라 수도권정비계획법, 문화재나 환경 보호법 등 이중 삼중으로 공적 규제를 받는 실정"이라며 "연천군을 좀 더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경기 북부만의 특례권을 부여한 특별자치도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연천군민 대부분은 찬성한다"고 전했다.
  
오석규(더불어민주당,의정부4) 경기도의원도 "경기북부는 단순히 (각종 규제로 인한) 보상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축이고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단순한 분도 개념이 아니라 특례를 보장받기 위한 필수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파주시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에 의해서 파주가 지방세를 좀 더 많이 교부받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도 유치해야 한다"면서 "지금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두 사람, 더불어민주당 의원 두 사람이 특별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당을 떠나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북부 지역을 18년간 취재한 이종구 <한국일보> 기자는 "경기남부에 비해 경기북부는 인구 규모, 도시 인프라 등에서 크게 달라지거나 개선된 흔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예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경기북부 지역 현장 취재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더 이상 규제 탓만 할 게 아니라 삶 자체를 흔들 만한 폭발력 있는 정책이 나와서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 청원, 31일 공식 답변할 것"

앞서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공모전을 진행해 지난 1일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경기도민 청원 홈페이지에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반대 청원이 올라와 28일 오후 기준 4만 7,000여 건의 동의를 얻었다.

경기도민 청원은 30일간 의견을 수렴해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누리집 답글 게재, 동영상 게시, 현장 방문 등의 방식으로 도지사가 답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이날 "내일모레(31일) 반대 청원에 대한 공식적인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의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을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재차 밝히는 한편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지사는 "북부특별자치도는 조금도 차질 없이,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큰일을 하는데 이런저런 일이 왜 없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이런 도전과제들이 대처하기에 따라서는 궁극적으로는 더 좋은 기회, 긍정적으로 보면 특자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이제까지 준비한 것이 스테이지 원(1단계)이었다면 스테이지 투(2단계)로 보다 더 구체적이고 확실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좋은 성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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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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