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자동차, 그들만의 자동차.
이탈리아의 명차로 불리는 페라리를 일컫는 말이다. 1947년 창립자 엔초 페라리는 "우리는 최고속도를 추구하지 않는다. 다만 즉각적인 속도를 추구한다"고 했다. '즉각적인 속도'를 위해 페라리가 70년 넘게 유지해 온 것이 바로 엔진이다. 그것도 12개 실린더로 작동하는 자연흡기 엔진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전기차로 이동하는 시기에도 페라리는 여전히 자신들만의 방식과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 진출 70년을 기념해 내놓은 선보인 페라리 12칠린드리(Ferrari 12Cilindri)가 대표적이다. '칠린드리'는 영어 '실린더'의 이탈리어 표기다. 바로 이 차가 30일 오전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선 보였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시장 규모 등에서 한국을 앞선 일본, 중국 등을 제치고 한국에서 페라리 12칠린드리가 공개된 것.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엠마뉴엘레 카란도(Emanuele Carando) 페라리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은 "12칠린드리는 페라리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를 대표하는 자동차"라며 "1947년 12기통 엔진을 선보인 이후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페라리의 DNA와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초 페라리 "우린 '최고 속도'를 추구하지 않는다, '즉각적인 속도'를 추구"
그는 이날 연설 도중에 페라리 창립자인 엔초 페라리의 영상을 소개하면서, "12칠린드리는 최고 수준의 편안함, 혁신기술로 탄생한 뛰어난 성능 그리고 순수한 운전의 스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는 차량"이라며 "스포츠카와 레이싱 드라이버 모두를 만족시키는 페라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갖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페라리 국내 수입을 맡고있는 김광철 FMK 대표는 "12칠린드리는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에서 처음 선보인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한국에 소개하게 됐다"면서 "그만큼 페라리가 아시아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은 페라리의 자동차에 대한 의지와 사랑이 담겨있다"면서 "830마력의 힘과 9500 엔진회전수에 나오는 즉각적인 반응은 말그대로 페라리의 상징"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언론에 공개된 차량만 보더라도, 페라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회사 쪽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12칠린드리는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그랜드투어러에서 영감을 받아 우아함과 함께 성능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12기통 차량의 상징인 2개의 트윈 테일파이프 등을 담은 정밀한 선들은 간결한 차체 형태와 어울려, 스포티함과 품격을 함께 느낄수 있다고 회사 쪽은 설명하고 있다.
엠마뉴엘레 카란도 마케팅 총괄은 "공상과학에서 영감을 받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며 "6.5리터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은 830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엔진 최대 회전수가 9500까지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특히 2500 회전수부터 최대 토크 80% 발휘하면서, 매우 즉각적인 반응을 운전자가 느낄수 있다고 전했다.
그들만의 리그, 소수를 위한 자동차... '12칠린드리' 한국서 공개한 이유
이밖에 페라리 만의 특징인 흡기와 배기 라인을 통해 풍성한 고주파 사운드를 즐길수 있고, 고성능 주행상황에서도 최적화된 공기역학 첨단 기술도 그대로 들어가 있다. 4륜 독립 스티어링(4WS)을 비롯해 이상적인 차량의 전후 무게 배분(48.3:51.7)등을 통해 차량의 반응성과 제어 능력도 크게 향상 됐다는 것이 회사 쪽 설명이다.
페라리 창립자인 엔초 페라리는 이날 현장 영상에서 "우리는 항상 '더 좋다'는 것을 추구하지 않고, '무엇인가 더 다르다'는 것을 추구한다"고 했다. 70년 넘게 페라리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전동화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12기통 자연흡기 자동차를 자신있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저력은 페라리니까 가능하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그들만의 리그, 소수를 위한 자동차인 '12칠린드리'. 한국 시장의 그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