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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현장 상황 영상 갈무리)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현장 상황 영상 갈무리) ⓒ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미친 듯이 거꾸로 폭주하고 있는 국토부와 전라북도청에게 고한다. 텅빈 활주로와 비행기 날개를 뜯어먹고 살 수 없다.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생존위기와 고조되는 전쟁위기 속에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 건설이 아니라 수라갯벌을 비롯한 새만금 갯벌을 보존하고, 수많은 생명들과 평화를 지키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 속에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엄중한 책무이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30일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 회의장 진입 몸싸움

30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의 마지막 문장이다. 공동행동은 이날 새만금신공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뒤 설계심의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새만금SOC 사업의 적정성 검토 용역과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신공항 건설 사업자 선정 심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새만금신공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새만금신공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당초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은 이틀 동안 사업 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계 심의를 진행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동행동 등이 이날 릴레이 기자회견에 돌입하자, 심의 이틀째인 31일에는 회의장을 다른 곳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이 이날 기자회견을 한 이유는 국토부의 선정 심의가 무리하게 강행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8월 29일, 국토부는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된 뒤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사업의 필요성·타당성·균형발전정책 효과성 등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하는 검토용역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고, 그해 11월에 검토용역에 착수했다. 따라서 그동안 진행되고 있던 새만금신공항 건설공사 업체선정 입찰절차와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는 중단됐다.

하지만 공동행동은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둔 지난 4월 8일, 국토부는 용역 중간점검 결과 새만금 SOC사업에 위법적인 부분이 없고, 외부(전라북도청)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사업인데 적정성 점검 때문에 진행이 안되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용역이 완료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중단되었던 사업절차를 재개하였다"고 지적했다.

"용역이 완료되지 않았고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에 따라 그간 중단됐던 새만금신공항 건설공사 업체선정 입찰절차와 환경영향평가가 재개됐고, 이날(30일)부터 이틀간 인재개발원 항공교육센터 스텔라홀에서 입찰 심의가 시작됐다. 이날 공동행동 등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회의장에 진입해 회견을 이어가려고 시도하며 몸싸움을 벌였고, 일부 활동가들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토부의 신공항 건설 사업자 선정 심의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용역은 6월말 완료될 계획임에도 국토부는 용역이 완료되지도, 최종보고가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간점검만으로 막무가내로 사업을 재개한 것이다. 게다가 사업재개의 근거가 된 중감점검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공동행동의 요구에는 '용역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으로 철저히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이어 "전세계적인 망신과 민폐를 자초한 새만금 잼버리의 원흉인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은 전혀 해소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이후 시작한 감사원의 새만금 잼버리 특별감사는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전세계적인 행사 파행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겠다던 국토부의 용역은 당시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쇼에 불과했던 셈"이라고 성토했다.

공동행동은 또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는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 용역으로 중단되었던 환경영향평가가 다시 진행중이고, 협의주체인 전북환경청과의 협의는 시작되지도 않았다"면서 "환경영향평가 완료 이후 전북환경청과의 협의 여하에 따라 공항 건설 여부가 결정되는 데 만일 전북환경청이 최종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한다면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은 폐기된다"고 지적했다.

"매년 30억원 이상의 누적적자 군산공항 옆에 또 공항?"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새만금신공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30일 새만금신공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 심의가 열린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또다른 문제도 있다. 공동행동은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된 후 전북환경청의 최종 협의에 이르기까지 몇 년이 더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런데 사업자 심의선정 및 통보 후 사업자가 6개월 안에 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한 실시설계를 하도록 되어있다, 아직 환경영향평가 초안 제출과 주민설명회 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6개월 안에 실시설계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공동행동은 "졸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당장 중단시켜야 마땅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공항이 모자란 것도 아니고, 새만금신공항 부지 바로 옆에 수요가 없어 매년 30억원 이상의 적자를 누적시키고 있는 군산공항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고, 지역마다 유령·적자공항으로 전락한 국제공항들이 즐비한 마당에 지역 곳곳마다 갯벌을 없애고, 산을 깎아 바다를 매우고, 숲을 도려내어 새로운 공항들을 더 짓겠다는 국토부는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행성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참으로 통탄하고 또 통탄할 일이다."  

공동행동은 "수라갯벌을 비롯한 새만금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갯벌과 하나의 생태권역으로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의 핵심기착지이며 생물다양성 보존에 있어 반드시 지켜야 할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지역에 속한다"면서 "새만금신공항 사업으로 없앨 일이 아니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여 갯벌과 바다로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사업자 심의선정이 진행되는 이틀동안 피켓 등을 들고 연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장소가 바뀐 31일 오전에 철수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새만금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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