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들이 열악한 처우 개선과 승진 적체 해소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처우 개선 등을 촉구한 가운데 대구경북소방지부도 31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소방관의 85%가 7급 이하 말단 공무원이며 6·7급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아 일반직 공무원 6·7급의 50~60%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7년 만인 올해 소방관의 구조구급활동비가 인상되었지만 동일한 출동에도 받는 소방관과 받지 못하는 소방관이 있다며 119종합상황실을 비롯한 현장대응팀 등 구조구급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소방관에게 구조구급활동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올 1월 구조구급활동비가 인상되었지만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면서 "내 옆의 동료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명구 대구소방지부장은 "직급별 정원책정 기준이 불합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소방조직의 직급 구조는 피라미드 형태로 최하위직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이런 이유로 소방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승진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소방서장에 해당하는 소방정은 인사와 징계권, 직원들의 승진을 좌우하는 근무평정 권한 등을 갖고 있지만 통제할 수 있는 장치는 미미하다"며 "소방정에 대한 통제는 지방권력이 아닌 소방청으로 재위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지부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불안정한 예산, 열악한 처우 등 이러한 문제들은 소방관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현장 대원의 안전마저 위협한다"면서 "소방조직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을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대경지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은 하위직이어야 하느냐"며 "목숨이 위태로울 때 서로 지켜주는 동료 또한 하위직이어야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멈추어져 가는 가냘픈 숨소리를 보고도 차마 우리는 울지 못했지만 오늘은 꼭 울어야 할 것 같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공정과 정의의 첫걸음인 차별을 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소방관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이기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듯 "소방관이 스스로 그 직업을 존중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시민의 생명과 가치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