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노랗게 무리 지어 핀 금계국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을 보니 아름다운 풍경 하나가 떠오른다.
5월 마지막날, 경남 함안에 있는 악양생태공원에 갔다. 남강변에 26만 5천m² 크기로 조성된 생태공원은 전국 최장 길이의 둑방과 주변 수변 및 습지와 연계하여 조성된 자연친화적인 문화공간이다. 어린이 놀이시설, 야외공연장, 생태연못, 잔디마당, 전망대, 방문자센터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고 계절 따라 봄에는 꽃양귀비, 초여름에는 금계국과 샤스타데이지,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버들마편초가 꽃을 피운다. 특히 5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금계국이 6월이 되면 만개하여 공원 전체가 노란 세상으로 변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공원 입구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서있다. 곁에 있는 설명글에 의하면 1953년 9월 유랑극단 단장인 고 윤부길(가수 윤복희, 윤항기의 아버지)씨가 6.25 피난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가면서 함안 대산면 악양에 머무르게 되었다.
당시 이곳 나루터에는 군에 입대한 후 소식이 끊긴 박기준(6.25 전쟁 중 전사)씨를 대신하여 여동생 두 명이 교대로 나룻배와 노를 저어 길손을 건너게 해주고 있었단다.
오빠의 소식을 기다리며 나룻배의 노를 젓고 있다는 애절한 사연을 전해 들은 윤부길씨가 '낙동강 강바람이'로 시작되는 노랫말을 만들었고 한복남 작곡가가 곡을 붙여 1959년 '처녀뱃사공'이 발표되어 전 국민이 즐겨 부르는 국민애창곡이 되었다고 한다.
공원에 들어서니 온통 노란 세상이 펼쳐져 있다.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곁에 두고 노란 둑방을 걷노라니 그저 좋다. 노란 금계국 아래로는 보랏빛 수레국화도 한껏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쪽에 있는 생태연못을 둘러싼 언덕도 온통 노랗다. 못에 비친 금계국의 반영이 무척 아름답다. 지금 함안 악양생태공원에는 금계국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