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결국 '채 상병 특검법'이 재의결에 실패하고 폐기된 후 첫 주말, 서울 한복판 서울역 인근에는 이를 규탄하는 수만 인파가 모였다. 지난 주말에 이은 두번째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였다. 시민사회와 민주당이 주도했다. 이들은 "빨리 22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과 해병대예비역연대 등은 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역 앞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정권 규탄 및 해병대원 특검법 관철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 대열이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 300m 넘게 이어졌는데, 주최 측 추산 3만 명에 달했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조국혁신당 의원과 당원 300여 명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과 통화한) 개인 스마트폰을 공수처에 제출하라"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한동훈처럼 얍삽하게 스무자리 비밀번호를 만들어놓지 말고, 비밀번호를 풀고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적으로 권력 남용하면 국민이 책임 물어야"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 "윤 대통령은 요샛말로 지팔지꼰"
서울역 집회에 발언자로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은 여당이 동의하지 않는 모든 법안을 거부하고 있고 당연히 해야 할 (채 상병) 특검도 거부했다"라며 "대통령이 거부하면 압도적 다수가 찬성해도 국회는 입법하지 못한다. 대통령이 사적으로 권력을 남용해 이 나라의 미래를 해치는 데 사용한다면 그 엄중한 책임을 국민들이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단상에 올라 '필승' 경례를 올린 뒤 "국민의힘 반대로 채 해병 특검법이 부결된 이후 윤 대통령이 개인 전화로 결정적 순간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는 등 수사 외압 정황이 쏟아져 나왔다. 요샛말로 하면 지팔지꼰(지 팔자 지가 꼰다)"이라며 "22대 국회는 원 구성을 한시도 지체해선 안 되며 국정조사로 진실에 더 다가가야 한다. 또 특검으로 채 해병의 넋을 기리고 유족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해병대원 사망사건 진상규명 TF 단장은 "국민의힘과 정부는 공수처 수사를 기다려 보자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공수처에 외압이 가해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도 공수처에 수사를 무작정 맡겨놓자는 그 말은 타당하지 않다"라며 "채 상병 사망은 경찰이, 박정훈 대령 항명죄는 군검찰과 군법원이, 수사 외압은 공수처가 수사하는 상황에서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란 어렵다. 수사를 종합적으로 진행하려면 특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청년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느냐"라며 "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끓여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격노를 촉발시킨 자가 누구인지, 왜 여러 사람에게 전화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22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국정농단 게이트, 수사 개입 게이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문화 공연에 나선 가수 안치환씨는 "허구한 날 거부만 당하는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밝게 해드리고 싶다. 진정한 'VIP'인 국민이 당신(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부한다"라며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광야에서', '내가 만일'을 불렀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전우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검 거부 윤석열 정권 국민이 분노한다', '해병대원 특검 관철 국민이 승리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통령 수사 개입 특검으로 규명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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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국회에서 일하지 않고 길바닥으로 나왔느냐"는 물음에 답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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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포위 나선 조국혁신당 “채해병 특검법 수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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