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날인 31일(금) 오후 3시, 여수신항부두에 정박한 조선통신사선에 승선해 학생 학부모들과 함께 '조선통신사선 뱃길탐방' 체험에 나섰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4년에 걸쳐 복원·제작한 배는 2018년에 완성되어 목포에 정박해 있었다. 조선통신사선은 무게 149톤, 길이 34, 너비 9.3m로 승선 인원이 69명이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행사에 동원되던 조선통신사선이 여수를 방문한 이유가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2024 대한민국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5.29~6.2)가 열렸기 때문이다. 박람회 개회 첫날인 29일에는 전국에서 약 4만여 명의 학생과 시민이 박람회장을 방문했다. 대회를 주최했던 전라남도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에게 조선통신사선 탑승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조선통신사선을 행사장에 초대했다.
조선통신사란?
조선통신사는 조선에서 일본에 파견되었던 공식 외교 사절단을 말한다. 임진왜란으로 단절된 조선과의 국교를 회복하기 위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거듭된 '차왜(일본에서 보내는 사신)' 파견과 통신사 요청으로 1607년 교류가 재개되었다.
그 이후 도쿠가와 막부의 쇼군이 계승하거나 경사가 있을 때마다 막부의 요청에 의해 1811년까지 200여 년 동안 12회에 걸쳐 외교 사절단을 파견하였다.
조선통신사는 300~500여 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한양에서 일본 에도(현 도쿄)까지 약 4500㎞를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이동해 조선 왕의 국서를 전달했다. 이 긴 여정 중 부산에서 오사카까지는 총 6척으로 구성된 통신사선을 타고 이동했다.
통신사 선단 6척 중 정사(正使), 부사(副使), 종사관(從事官)이 탑승한 선박을 기선, 관속과 화물을 실은 나머지 3척은 복선(卜船)이라고 하였으며 배를 화려하게 장식해 사절단의 위엄을 보였다. 특히 정사가 탑승한 정사기선은 통신 선단의 대표 선박으로 당시 최고의 조선기술로 일반적인 선박보다 크고 화려하게 제작하였다.
단청을 화려하게 한 이유는 사절단이 국왕의 명령을 받아 국서를 싣고 가기 때문이다. 통신사선에 꿩털을 꽂은 이유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한 꿩털은 갈매기의 접근을 막아준다. 갈매기 똥으로 단청이 오염되고 나무가 빨리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통신사선에는 흥미로운 물건이 실려 있다. '좌포'라고 불렀던 '돼지 오줌보'다. 돼지 오줌보는 오늘날의 튜브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기구로 배를 타고 가다가 사람이 바다에 빠지면 좌포를 던져 사람을 구조했다.
통신사선에는 멀리 나주에서 체험학습차 여수를 방문한 '기나은'(나주 빛가람초 5)학생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타고 있어 통신사선을 타본 소감을 들어보았다.
"다른 배와 달리 나무로 만들어져서 느낌부터 다르고 많이 흔들려서 재미있었어요."
선수 부분에는 '2024 대한민국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참관하기 위해 멀리 제주도에서 출장 온 두 명의 교사가 있었다.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이가영 교사가 통신사선 승선 소감을 얘기해줬다.
"배에서 조선통신사에 대한 역사 설명을 들어보니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학예사분의 설명이 쏙쏙 들어와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