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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지난 5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되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지난 5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되었다. ⓒ 권우성
 
[기사보강: 5일 오전 11시 18분]

신원식 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8월 채해병 사망 수사외압 때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수십여 회 전화를 걸어놓고 "한번도 전화한 적이 없다"고 거짓증언을 이끌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국방위 여당 간사였던 신원식은 "장관에게 방해될까 전화 안했다, 인정하시지요?"라고 묻는 방식으로 이종섭으로부터 "그렇다"는 답변을 이끌어냈고, 본인이 다시 한번 "한번도 전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현직 국방관이 국회 거짓 증언을 합작한 셈이다.  

이종섭에 "전화 안 했다, 인정하지요?" 물은 신원식

이종섭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했다. 당시 국방위 여당 간사이던 신원식 의원은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신원식 : 소위 말해서 장관님(이종섭)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를 하는 것이 아는 척하는 것이 방해될까 안 했습니다. 그것 인정하시지요?
이종섭 : 예, 그렇습니다.
신원식 : 한 번도 전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이종섭으로부터 '전화한 적 없다'는 답을 끌어낸 신원식은 이어 "과실치사로 이렇게 무리하게 확대시키면 군대가 존재할 수 있겠나"라며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로 판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는) 법리에도 무리할 뿐더러 군법은 군 특수성으로 훨씬 위험에 대해 비교적 허용 폭도 넓고 지휘관 재량 폭도 넓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리나 군 특수성을 넘어서 이렇게 해 버리면 앞으로 누가 (사단장을) 할 것인가"라며 "안타깝지만 채 상병은 손 잡고 들어가는 과정에 거기만 푹 꺼져서 사실상 강바닥에 우발적 상황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8번 통화하고도 "안했다"... 신원식, 17차례나 먼저 전화 걸어
 
 지난 2022년 12월 7일 당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왼쪽)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병 전신전력교육의 현주소 및 발전방향 : 2022년 정신전력 발전 세미나'에서 인사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7일 당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왼쪽)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병 전신전력교육의 현주소 및 발전방향 : 2022년 정신전력 발전 세미나'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지난 3일 입수한 이 전 장관의 지난해 7월 28일~8월 9일 통신기록 조회자료에 따르면, 신원식과 이종섭은 총 21회(전화 18회, 문자 3회) 59분 5초간 통화했다.(관련기사: 12일간 17번 이종섭에 전화 건 신원식, 이후 박정훈 맹비난 https://omn.kr/28x42)  

특히 18번의 전화 통화 중에서 신원식이 먼저 전화를 건 경우가 무려 17번이었고 통화시간만 55분 43초에 달했다. 당시 신원식은 해병대수사단을 겨냥한 국방부 검찰단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8월 4일과 국방부가 경찰로부터 회수한 수사결과를 재이첩하기로 한 8월 7일에 집중 통화했다. 

반면 이종섭은 문자 3통과 전화 1번 외에 먼저 연락한 적은 없었다. 이는 신원식이 먼저 이종섭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로도 계속 먼저 전화를 걸어 채상병 사망수사 상황을 챙긴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이후 8월 13일에는 신원식은 페이스북에 "3류 저질 정치인의 악습 흉내를 낸다"라며 이 사건을 수사하다 되레 항명죄 혐의로 수사를 받던 박정훈 대령을 맹비난했다. 3성 장군 출신인 신원식은 이종섭에 이어 지난해 10월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국방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신원식과 이종섭의 통화가 이뤄진 시기(지난해 7월 28일~8월 8일) 이 사건의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은 임 전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판단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고하고, 이종섭의 결재까지 받았으나 국방부와 대통령실로부터 '혐의자를 빼라'는 식의 수사외압을 받았다.

이후 이종섭은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02-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실 일반전화를 받은 뒤 수사결과의 경찰 이첩과 언론 브리핑 및 국회 보고를 중단시켰다. 신원식은 다음날인 8월 1일 오전 9시 47분 이종섭에 전화를 걸어 2분 25초 동안 통화하기도 했다. 

이종섭 측 김재훈 변호사는 그의 통화기록에 대해 지난 5월 29일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부분은 결단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3일 오후부터 신원식 장관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계속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4일 오후 5시께 국방부 대변인실은 신원식의 입장문을 보내 "당시 정확한 횟수는 기억나지 않으나 국방위 여당 간사로서 국방위 운영, 초급간부 여건개선 등 다양한 국방 현안에 관해 평소처럼 통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국회 속기록에 언급된 바와 같이 채상병 사안에 대해서는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채상병사망사건#신원식이종섭#통화#국회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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