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이슬람 성지순례 '하지(Hajj)' 시기를 맞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인 이들에게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아래 메르스) 및 수막구균 감염증(Meningococcus disease)을 주의할 것을 방역 당국이 당부하고 나섰다.
하지란 이슬람력 12월(순례의 달)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를 순례하며 종교의례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5일 이같이 당부하면서 "2023년부터 코로나19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해제 및 각국의 출입국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많은 인원의 참석이 예상되어 감염 위험이 높아진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슬람 성지순례는 매년 180여 개국 200만~300만 명이 방문하던 행사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으로 2020년부터 3년간 참여인원이 제한됐었다. 과거 2021년 6만 명 → 2022년 90만 명 → 2023년 18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질병청은 "메르스는 낙타 접촉 또는 선행감염자와의 접촉이 주요 전파 원인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낙타 타기, 생낙타유 및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 등의 낙타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면서 "진료목적 외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등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동지역 메르스 확진자 발생은 ▲2020년 65명(사우디 61명) ▲2021년 20명(사우디18명) ▲2022년 17명(사우디 10명) ▲2023년 6명(사우디5명) ▲2024년 5월 기준 4명(사우디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 중 감염병 관리를 위해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및 성지순례 대행기관의 협조를 통해 참가자를 대상으로 메르스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사회 조기발견을 위한 신고를 독려할 예정이다.
또한 질병청은 입국 시 중동지역(메르스 검역관리지역, 13개국) 입국자 대상 발열 체크 및 건강상태질문서(또는 Q-CODE :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를 통해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검역관에게 즉시 알릴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입국 후 14일 동안 총 4회의 신고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신고를 독려할 방침이다.
아울러 질병청은 "최근 해외 일부 국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성지순례(Umrah) 후 수막구균 감염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를 고려해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자나 체류자,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순례 여행자'는 수막구균 감염증 고위험군에 해당하기 때문에 방문 전(10일 전) 수막구균 감염증 예방접종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발생은 ▲2019년 16명 ▲2020년∼2022년 10명 ▲2023년 11명 ▲2024년 5월 6명(잠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의료기관에는 DUR-ITS(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해외여행력정보제공시스템)를 통한 해외여행력 확인과 더불어 해당 지역 방문이력이 있는 호흡기 유증상자에 대해서 메르스 및 수막구균 감염증 가능성을 고려한 진료 및 의심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외에도 질병청은 순례 방문지에서도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으며, 중동지역 방문자 중 귀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 및 호흡기증상 발생 시 24시간 문의와 신고가 가능한 콜센터(☎ 1339)로 즉시 연락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내 메르스 유입 사례는 2018년 1명 이후로는 없지만, 중동지역에서 메르스가 지속 발생하고 있으므로 질병관리청은 앞으로도 국내유입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 외 현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에 대해서도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