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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이 주도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안보리는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 지지 촉구 결의안을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이 찬성해 가결했다. 러시아는 기권했다. 

결의안이 안보리를 통과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 찬성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평화에 투표... 지금이라도 싸움 멈출 수 있어"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이번 결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가 휴전안을 받아들이고 '지체하지 않고 조건 없이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관련기사 : 바이든 "이스라엘이 3단계 휴전안 제시... 전쟁 끝낼 때").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가자전쟁의 3단계 휴전안을 공개했다. 그는 "1단계가 진행되는 6주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적대 행위를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2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단계에 돌입하면 남자 군인을 포함해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약속을 지키는 한 임시 휴전은 영구적인 적대 행위 중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3단계는 가자지구 재건 계획이 시작되고 사망한 인질의 시신이 송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결의안 채택 후 "우리는 오늘 평화에 투표했다"라며 "이스라엘은 이미 휴전안에 찬성했고, 하마스도 찬성한다면 싸움은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부대사도 "이 휴전안이 전쟁을 멈출 가장 최선이고 현실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 기회를 잡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민 모두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는 지속적인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안보리의 유일한 아랍 지역 이사국인 아마르 벤자마 주유엔 알제리 대사는 "이번 결의안 문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계속되는 살인과 고통 대신 희미한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제는 살인을 멈춰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안 받아들일까 

미국은 결의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하마스 역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결의 채택 후 다른 말을 했다. 주유엔 이스라엘 대표부의 레우트 샤피르 벤-나프탈리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인질을 데려오고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파괴하며 향후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하마스 지도부가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자수한다면 총 한 발도 쏘지 않겠다"라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시간을 끌기 위한 무의미한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하마스는 안보리 결의에 포함된 내용을 환영한다"라면서도 휴전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결의는 가자지구의 영구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 포로 교환, 가자지구 주민들의 귀가, 가자지구의 인구통계적 변화나 영역 축소 거부, 구호품 전달을 지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찬성하지 않은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스라엘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에 찬성했는지 불분명하다"라며 "우리는 많은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권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깊이 분열됐던 안보리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로 휴전을 촉구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강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 계획에 동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유엔의 가장 강력한 기구가 결의를 지지하고 있어 양측이 휴전안을 받아들이도록 더 많은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양측 모두 국제사회 여론보다는 자국민과 지도부의 개인적인 이익에 훨씬 더 영향을 받고 있지만, 안보리가 이례적으로 단결한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