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상임대표 정경희)가 화성 화학물질알권리 활동 전략 세미나를 열고 향후 운동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5일 화성 향남에 위치한 공감직업 환경의학센터에서 열린 세미나는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의 화성시 환경오염피해지역 조사보고서 발표와 전현직 화성시 화학안전관리위원 토의로 진행됐다.
정경희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화성 시민 주도로 화학물질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위원회도 구성하여 운영해왔으나 다양한 제약과 한계 또한 존재했다"며 "벌써 제3기 위원회 활동으로 들어가는 지금, 현황을 돌아보고 더 적극적인 활동을 모색해 보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화성시 전국 가장 많은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소재"
1부 발제를 맡은 고정근 공익연구센터 블루닷 대표는 화성시 환경오염 취약지역 실태와, 지역사회 목소리, 정책과 시민참여 사례와 제언을 발표했다.
고정근 대표는 최근 환경피해와 폐기물 시설이 농촌지역 즉 읍⋅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농촌 난개발 특징을 보면 인구수가 적고 고령자가 많아 사회적 관심과 대응력이 낮다고 분석했다.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의 조사에 따르면 화성시는 전국 지자체 화학물질 사업장 개수가 1405개로 가장 많았으며, 향남읍 208개, 팔탄면 191개, 장안면 165개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화학물질안전원 통계)
대기오염배출 사업장도 전국 1위였다. 화성시 대기오염시설은 3406개, 환경 피해 우려되는 유해업종 공장 수도 787개로 가장 많았다. 사업장 수는 고무 및 플라스틱, 폐기물처리업, 금속가공업 순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성시 연도별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 인허가 현황을 보면 2000년을 기준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근 블루닷 대표는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입지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남부 지역 중심의 개별입지 형태의 공장 난개발이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학물질 배출시설과 인가와의 근접 또한 문제가 될 요지가 있다고 봤다.
고정근 대표는 "화성시 관내 화학물질 배출시설 PRtr 500미터 이내에 주거지가 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부정적 영향을 주민에게 줄 것에 대한 우려가 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화성시는 2021년 기준 생활 및 사업장 폐기물 처리 시설 역시 전국 1위에 달한다. 지정 의료폐기물 처리 시설은 전국 2위, 처리량은 전국 3위다.
화학사고는 화성시가 전국에서 5번째로 많이 발생했으며, 이유는 안전기준 미 준수가 59%, 시설 겨람이 28%, 사고 유형을 보면 누출이 59%, 화재 21%, 폭발 17% 순이었다. 화성시 관내 장안면 6건, 향남읍 5건 순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향남읍 경우 최근 4년간 화학사고가 4건이나 발생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집에서 보이는 굴뚝에서 초산과 신나 섞은 듯한 냄새가"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은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화성시 향남읍과 장안면 석포리, 비봉면 양노리 주민 49명을 대상으로 마을 환경 변화와 환경 피해 현안, 환경문제 등의 주제로 1:1 대면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고정근 대표는 "화성시는 20년 전후로 마을 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전원생활을 하려고 화성시로 이주했으나, 간척 사업 이후 공장이 세워지고, 집 주변으로 공장지대가 들어서 주거환경으로 적절하지 않은 사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화성시 서남부 지역은 공장과 농업지대가 혼재해 있어 공장 폐수가 그대로 농업 배수로로 흘러들어가 오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과 농부 사이에 있었다.
"화성 안길천과 평택 고령천이 남양만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폐수가 농업 배수로로 흘러 들어가서 오염 된다구요. 발안산단에 원룸단지가 있는데 그 원룸이 4천개인데 폐수 하수처리가 안된 채로 안길천으로 다 흘러 들어간다고. 농수로는 농어촌공사 시설이라 지자체 관리 밖이라는 거야. 종합폐수처리장 운영을 좀 해달라, 간이하수처리장이라도 해달라 건의했는데 안되고요."
주민들은 또 시에 냄새 관련 민원을 내봤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며 공장이 가구 수의 열 배가 있고 세수가 공장에서 나오다 보니, 주민이 주민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의 화성시 사례 발표 이후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는 하반기 노동안전넷 활동 방향과 화성시화학안전관리위원의 역할 등을 주제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화성시 관내 화학물질 취급 업소에 대한 정보나, 환경오염배출시설에 대한 주민 알 권리가 보다 쉽고 접근성이 좋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재 전 화학물질관리위원회 위원은 "장기적인 계획으로 지역사회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이 지속성을 갖고 시행됐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