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진행한 미국 기업 액트지오 고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의 논문 공동저자이자 동해 심해 원유·가스전 탐사 자료 정밀 분석 결과를 검증한 해외 전문가 데이비드 모릭 교수가 한국석유공사 동해탐사팀장 A박사의 포스트닥터(박사후과정) 지도 교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자문단 선정 기준과 절차가 공식 입찰이 아닌 '지인을 통한 자료검증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수석지질학자이자 동해탐사팀장인 A박사는 미국 텍사스 UT 오스틴 데이비드 모릭 교수 연구실에서 퇴적학과 층서학 박사취득 후 포스트닥터(박사후과정)로 연구과정에 참여했고 2018년 봄 졸업했다.
데이비드 모릭 교수는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과 2003년 당시 엑슨모빌(ExxonMobil) 산하의 연구 기관이었던 엑슨모빌 업스트림 리서치 컴퍼니(ExxonMobil Upstream Research Company) 논문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 평가 해외 전문가 자문계약'을 체결하면서 UT 오스틴 잭슨 지구과학대학 소속 데이비드 모릭 교수와 같은 대학 교수인 세르게이 포멜 교수, 코넬 올라리우 연구 부교수 등을 자문단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 언론 보도를 통해 데이비드 모릭 교수가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발표한 논문의 공동 저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관련 보도에 대해 한국석유공사는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심해분야 전문가 인력 풀이 매우 좁아 이들끼리 연구 과제나 학술 활동, 근무를 같이 할 개연성이 높다"며 "모릭 교수와 아브레우 고문이 논문 공동 저자임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지만 모릭 교수는 공정하게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취재결과, 해외전문가 자문으로 계약한 세 명의 교수가 모두 A박사와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모릭 교수는 지도 교수였고 코넬 올라리우 부교수는 A 박사와 논문(Coupling Between Shelf-Edge Architecture and Submarine-Fan Growth Style In A Supply-Dominated Margin)을 함께 썼다. 코넬 올라리우 부교수는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울릉분지 종합기술 평가 해외 전문가 자문계약의 자문단에 포함됐다. 세르게이 포멜 교수는 현재까지도 UT 오스틴 정교수로 재직중이다.
영업비밀? 한국석유공사, 용역 입찰 관련 서류 공개 필요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산업부는 액트지오에 심해 평가를 의뢰한 경위에 대해 "석유공사는 지명 경쟁입찰 방식을 거쳐 액트지오를 선정했다"며 "복수의 해외 전문 기업들을 입찰에 참여시켰으며, 그 중 액트지오를 용역 업체로 선정하고 분석 용역을 의뢰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입찰참여 기업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또 포항 영일만 일대에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과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액트지오와 한국석유공사 간에 주고받은 공문 일체를 '영업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업체 선정과정에 대한 부실 및 유착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석유공사의 A팀장이 데이비드 모릭 교수 아래서 박사후연구 과정을 수행했던 사실과 코넬 올라리우 부교수와 논문을 공저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한국석유공사의 명확한 해명과 용역 입찰 관련 서류 공개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데이비드 모릭 교수와 코넬 올라리우 교수에게 전화 및 이메일로 관련 내용에 내해 문의했으나 13일 현재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A팀장은 검증단 교수와의 관계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이날 오전 문의하자 "답변하기 어렵다. 언론 대응은 홍보팀 통해 하기로 돼 있다, 홍보팀 통해 문의하라"고 설명했다. 이후 석유공사 홍보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오후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