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과 함께 지난해 7월 캐나다 출장을 다녀온 군포시 공무원들이 시의회가 요청한 증인 출석에 불응해, 하 시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을 스스로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한 이유 없이 증인 출석에 불응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을 수 있어, 공무원이 증인 출석에 불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일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게 복수의 군포시의회 관계자와 군포시 인근 안양시 공무원 등의 전언이다.
증인 출석을 요구한 이는 신금자 군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다. 신 의원은 지난 3일 '공무원 3인에 대한 행정 사무감사 증인 출석 요구서'를 의회 사무과를 통해 보냈다. 10일 행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4일 뒤에 돌아온 답은 '불출석'이었다.
불출석 사유로는 "시장의 해외 출장을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증인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매번 증인석에 서야 하는 모순된 관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인석에 소환될 경우 '공무상 큰 과실을 한 사람처럼 보여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들었다.
세 명 모두 불출석 사유가 같다. 6급, 7급 정도의 젊은 공무원들이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출장 일정에 없는 골프를 쳤다는 등 외유에 가까운 출장이었다는 제보가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증인 요청을 한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출석을 거부해서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이 더 짙어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우천 행정사무감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사유서에 있는 내용은 지방자치법과 조례에 있는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될 수 없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상급자 등 누군가 시켰거나 써 준 게 아니라면 불출석 사유가 모두 같을 수는 없다"며 "과태료를 각오하고 출석을 거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군포시의회는 증인 요청에 불응한 세 명의 공무원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군포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시의회 결의를 통해 과태료 처분을 내리고, 만약 시가 응하지 않으면 법원에 요청한다는 게 이우천 의원(민주당) 설명이다.
시장 일행이 해외 출장 가는데 일정 공개 안해
하 시장 포함 9명의 군포시 사절단이 지난해 7월 자매도시인 캐나다 벨빌시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일정, 일행 등을 공개하지 않아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포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시 사절단에 대한 보도자료 등이 배포되지 않았다.
또 자매도시 간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해외 출장 시 주로 포함되는 시의원이나 언론인이 사절단 명단에 없다는 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또 다른 군포 자매도시인 일본 아츠기시나 중국 린이시를 방문할 때는 시의원과 언론인이 사절단 명단에 있었다.
이어 당시 일행 중에 하 시장의 '상가 관리비와 골프비 대납 의혹'의 당사자인 사업가 김아무개씨(여)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에 불을 지폈다.
하 시장과 해외 출장을 함께한 공무원들의 증인 출석 거부로,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게 됐다. 이와 연관된 하 시장의 '상가 관리비와 골프비 대납 의혹 논란' 역시 계속 될 것을 보인다.
[관련 기사]
군포시장 '상가 관리비 등 대납 의혹', 결국 법정싸움으로
의혹 지적하자, 공무원에 "다 나와"... 회의장 이탈한 하은호 군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