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룰을 확정 짓자, 당내외 유력한 당권 주자들이 몸풀기에 나섰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여의도에 선거 캠프를 꾸렸다는 소식이 들려온 다음 날 나경원 의원이 첫 포럼을 열어 당내 세력화에 나섰다. 나 의원은 '원외가 아닌 원내에서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나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구단체(대표 나경원, 책임의원 임이자)인 '국회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의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엔 연구단체의 정회원 25명과 준회원 3명 등 총 28명이 참석했다. 연구단체의 본 취지는 저출산·고령화 대응책 논의'에 있지만,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앞둔 나 의원이 당내 지지를 규합하는 첫 단추로 볼 수 있다. 총회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20분을 넘기지 않고 종료했다.
"의회독재가 야당 투쟁 핵심, 의회 통해 막아야"
총회를 마친 나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정회원이 이 정도 되는 포럼은 잘 없을 것"이라고 운을 띄운 나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냐'는 물음에 "사실 정치의 장은 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답을 하진 않았지만, 출마 의지를 부정하진 않은 셈이다.
나 의원은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는 원내에서 나와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제가 옛날에 원외 당대표를 모시고 원내에서 대표를 해봤다"며 "원외 당대표의 장점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의회독재가 야당의 투쟁에서 가장 핵심인 곳이니까 의회를 통해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원외의 유력한 당권 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총회엔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만 10명(정희용, 이만희, 임이자, 권영진, 강대식, 강명구, 김상훈, 최은석, 임종득, 김승수)이 참석했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의원 또한 5명(서범수, 강민국, 김미애, 박성훈, 주진우)이 자리했다. 초선의 최보윤, 김장겸, 박충권, 우재준, 신동욱, 안상훈, 이달희, 유용원, 김선교, 한지아, 곽규택, 최수진 의원 등도 얼굴을 비췄다. 연구단체 정회원인 이철규 의원은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의도 인근에 선거 캠프를 꾸린 것으로 전해진다. 전언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제2의 이준석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러닝메이트 격의 최고위원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단일성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전당대회 투표 비율을 '당원 80%-국민 여론조사 20%'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