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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부산지역 각계 단체 대표 200여 명이 대북 전단 중단 촉구와 긴장 고조를 규탄하는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했다.
13일 부산지역 각계 단체 대표 200여 명이 대북 전단 중단 촉구와 긴장 고조를 규탄하는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했다. ⓒ 김보성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으로 맞대응한 데 이어 대북 확성기 방송까지 6년 만에 재개되면서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대북 전단 자체를 막고,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라는 요구가 커진다.

긴장 고조에 시민사회, 의심의 눈초리

강다예(비스토리), 김영준(서부산민주단체협의회), 김종기(포럼 넉넉한터), 이영훈(천주교 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김재남(부산민중연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손이헌(대연우암공동체) 등 부산지역 각계단체를 대표하는 200여 명은 13일 부산시의회를 찾아 '대북 전단이 촉발한 한반도 전쟁위기 해소를 위한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김재남, 손이헌 대표 등은 이번 선언에서 남북 간 '강대강' 대치가 가져올 긴장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지는 걸 막으려면 초동 대응이 중요한데 지금이 그러한 때"라고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가 윤 대통령을 둘러싼 문제를 덮는 용도로 쓰여선 안 된단 점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열거했다. '총선 참패', '지지율 추락', '채상병·김건희 특검' 등 상황을 일일이 거론한 이들은 북한의 오물 풍선 등을 국면 전환 용도로 이용하는 걸 강하게 경계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북 전단이 촉발한 전쟁위기 상황을 해소하기보다 정권위기 탈출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가 큽니다. (중략) 국정기조를 전환하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신, '포항 석유' 같은 다른 이슈들을 터트려 관심을 밖으로 돌리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 논에 북한의 대남 풍선이 떨어져 있다.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 논에 북한의 대남 풍선이 떨어져 있다. ⓒ 연합뉴스
 탈북단체가 지난 7일 밤 강화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탈북단체가 지난 7일 밤 강화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 연합뉴스
 
대북 전단에도 또렷한 각을 세웠다. 이들은 "북한이 심리전의 하나로 이를 간주해왔고, 경고했는데도 정부가 반북 단체의 전단을 방조했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벌이는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사태 수습은 긴장감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인 전단 살포 중단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봤다. 이들은 "모든 군사적 행동을 멈추고 위기 진화에 나서야 한다"고 해법을 말했다. 동시에 "대결 구도가 아닌 평화의 길을 가야 한다"라며 강경 일변도 정책의 수정을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달과 이달 네 번에 걸쳐 오물 풍선 1000여 개 이상을 남쪽으로 보냈다. 일부 탈북자 단체가 대북 전단 풍선을 날리자 이에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이후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서 효력 정지와 대북 확성기 방송 등으로 대처하고, 북한 역시 "새로운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공방전이 확대하고 있다.

대북 전단을 둘러싼 찬반이 있지만, 대체론 긴장을 부추길 수 있어 이를 막거나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하루 전 한반도 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 긴급회의에 참석해 "접경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라며 전단 살포에 대한 행정 조처와 안정적 상황 관리를 주문했다. 왕선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대우교수도 최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전단을 보내지 않는 게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대사를 통해서도 긴장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 1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팟캐스트 대담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는 북한의 오물 풍선을 비판하면서도 대북 전단을 놓고 "긴장 고조보다는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 북중러의 관계 강화와 맞물려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과거와 달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나온 말이다.

#시국선언#대북전단#오물풍선#확성기#윤석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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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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