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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호위함 전남함
해군 호위함 전남함 ⓒ 해군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른바 '함정 택시' 사건 관련자에게 1심 군사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군 호위함 전남함 전 함장 한 아무개 중령의 변호를 맡았던 김경호 변호사는 16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4월 30일 국방부 제1지역군사법원이 공전자기록 위작·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중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6월 전남함이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당시 함장이던 한 중령은 부하인 기관장(대위)과 함께 허위로 장비 고장을 상부에 보고하기로 모의한 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허위 보고를 실행한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군 검찰은 당시 전남함 일부 장비에 파손이 있기는 했지만 운항이 가능한 경미한 수준이어서 고장을 보고하고 즉시 입항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전남함이 장비 고장을 사유로 제주 기지에 정박했다고 봤다. 이후 한 중령은 제주 기지에서 자신과 가까운 상관의 이·취임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관련 의혹을 감찰했다.

지난해 2월 3일 자 <조선일보>는 '택시타듯 함정 탄 함장... 윤, 보고받고 격노' 제하의 기사에서 2023년 2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등에게 '결전 태세 확립을 위한 강군 건설 방안' 등 현안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 사건 감찰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크게 화를 내며 "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것이냐"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나사가 빠진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육·해·공 등 군 전반의 기강 해이 문제를 강하게 질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기관장은 함장(한 중령)이 "허위로라도 장비 고장 보고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는 등 함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함장은 자신이 허위 보고를 지시하지 않았으며, 기관장 스스로 '이 정도 고장이면 장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을 것'이란 내용으로 자신에게 보고했다고 맞섰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승조원들을 조사한 결과 함장이 기관장의 장비 고장 보고를 허위로 인식하지는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기관장이 진술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 그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함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관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함장과 모의해' 범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는데 함장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진 이상 이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군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호 변호사는 "국군통수권자가 격노하면 군 검사는 이성을 잃는다. 그런데 한 중령 사건은 무죄가 먼저 나왔다. (군 검찰이) 항소를 했으나 항소 이유가 없으니 첫 기일에 나와서 하는 말이 '기록을 읽어보지 못했다'라고 하더라. 무책임하다"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함정을 택시처럼 이용했는지는 실제 수리의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지와 그 수리를 한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필요한 수리였는지를 진술을 통해 확인하면 되는 간단한 사건"이었다고 군 검찰을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또 "국군통수권자 격노 기사에 한 중령의 첫째 딸이 집을 나가버렸다. 가정이 무너진 것"이라면서 "군에서 함장으로서 지위 뿐만 아니라 가정도 무너져 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무죄가 나온 후 그 시작이 대통령의 격노였다는 점에서 박정훈 대령 사건과 유사해 제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격노#김경호변호사#전남함#함정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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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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