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이 2009년 정권을 빼앗겼을 때보다도 떨어졌다.
<아사히신문>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5∼16일 1천12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전달보다 5%P 떨어진 19%로 나타났다.
이 신문이 2001년 4월 무작위 전화 방식(RDD)으로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09년 자민당이 아소 다로 전 총리 시절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을 때의 20%보다도 낮게 나온 것이다.
위기의 자민당, 기시다 지지율보다 낮아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도 22%로 전달보다 2%P 하락하면서 내각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조사 참여자의 83%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또한 84%가 "정치 자금 문제를 반복하는 자민당이 체질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시다 총리가 지지율을 반등을 위해 승부수로 던진 감세 정책에 대해서도 "평가하지 않는다"라는 응답이 56%로 "평가한다"라는 긍정적인 응답자 35%를 훨씬 웃돌았다.
다른 정당의 지지율은 입헌민주당이 8%로 자민당에 이어 2위에 자리했고 일본유신회(3%), 공명당(3%), 공산당(3%) 등이 뒤를 이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의 정당 지지율이 아소 정권 말기를 밑도는 것은 충격적인 결과"라며 "내각 지지율이 문제라면 총리를 교체하면 되지만, 지금은 자민당 지지율이 기시다 내각보다 낮아서 선거에서 큰 반발로 돌아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자민당서도 기시다 퇴진론... 야권은 '의회 해산' 압박
자민당 내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퇴진론이 확산하고 있다. 자민당의 사이토 히로아키 중의원 의원은 전날 정치자금 후원 행사에서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이런 사태에 이르게 한 책임은 누군가가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 해결책으로 정지자금규정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당내 주요 파벌을 이끄는 아소 부총재와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과 관계에 틀어지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오는 19일 당수 토론을 앞두고 "기시다 총리는 국민의 신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의회 해산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에 기시다 총리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서 "정치 개혁을 비롯한 여러 과제에 전력으로 임하며 성과를 내는 것 말고 다른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