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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자기 상품(직매입상품+PB상품) 판매'와 '중개상품 거래중개'를 모두 영위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1위 사업자('22년 기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쿠팡은 24.5%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생활 곳곳에서 그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다. 로켓배송은 수많은 새벽 배송과 하루 배송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쿠팡은 이를 기반으로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쿠팡 1400억 원 과징금, 왜?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 기자실에서 쿠팡㈜ 및 쿠팡㈜의 자체브랜드(PB)상품을 전담하여 납품하는 쿠팡의 100% 자회사인 씨피엘비㈜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천4백억원(잠정)을 부과하고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와 씨피엘비㈜가 지난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자기의 직매입상품과 PB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하고, 임직원을 동원하여 PB상품의 검색순위를 높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한 행위에 대해 제재한다고 밝혔다.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 기자실에서 쿠팡㈜ 및 쿠팡㈜의 자체브랜드(PB)상품을 전담하여 납품하는 쿠팡의 100% 자회사인 씨피엘비㈜의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천4백억원(잠정)을 부과하고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와 씨피엘비㈜가 지난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자기의 직매입상품과 PB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하고, 임직원을 동원하여 PB상품의 검색순위를 높여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한 행위에 대해 제재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13일, 이러한 쿠팡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소 1400억 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쿠팡은 검색순위 산정 기준을 설정·운영하고 상품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이자, 이를 통해 자기 상품도 판매하는 '선수와 심판'을 겸직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적 지위가 초래하는 이해충돌 가능성이 실제로 드러나 문제가 된 것이다. 

2022년 3월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는 ▲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에 조직적으로 리뷰 달아 부당하게 PB상품을 지원하고, ▲ 직원 또는 쿠팡 체험단 후기라는 표시 없이 허위 리뷰를 작성하고, PB상품에는 높은 평점을 경쟁 상품에는 낮은 평점을 부여한 소비자 기만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번 과징금 부과는 공정위가 이에 대해 2년여 만에 답을 내놓은 것이다. 공정위 제재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제재 1] PB상품 등 로켓배송 상품이 인기상품인 양 검색순위 조작하지 마라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현재(2023년 7월 기준)까지 ▲프로덕트 프로모션(1,2,3위 고정노출), ▲SGP(기본 검색순위 점수 1.5배 가중), ▲콜드스타트 프레임워크(검색어 1개당 최대 15개까지 검색순위 10위부터 5위 간격으로 고정노출) 등 3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직매입상품 5만8658개, PB상품 5592개)을 검색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다. 자기 상품이 바로 로켓배송 상품이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이 검색결과 상위에 상품이 노출되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악용해 로켓배송 상품 중에 1) 경쟁사업자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고 있는 상품, 2) 판매 부진 상품, 3) 리베이트를 받기로 한 상품 등을 상위에 고정 노출시키고, 조작 사실을 은폐한 채 소비자를 적극 유인했다고 봤다. 

이로 인해 ▲쿠팡이 상위에 고정 노출한 로켓배송 상품의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했고,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과 유사한 21만 개의 중개상품은 검색순위 상위에 올라가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저해되었고, ▲ 가격을 내리면 검색순위가 올라가도록 알고리즘이 설계되어 있는데도 이를 조작해 로켓배송 상품을 검색순위 상단에 노출시켜 사실상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쿠팡의 검색 순위 조작이 입점업체들은 물론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입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재 2] 임직원 동원 PB상품 리뷰 조작으로 검색순위 높이지 마라 

쿠팡은 일종의 광고 프로그램인 '쿠팡 체험단'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2019년 2월부터 현재(2023년 7월 기준)까지 2297명의 임직원에게 PB상품에 긍정적 리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임직원 바인)하도록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를 통해 최소 7342개 PB상품에 7만2614개의 리뷰가 작성되고 평균 4.8점의 별점이 부여되어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었다.

특히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쿠팡의 주요 직책자로 구성된 CLT(Coupang Leadership Team)에서 결정하는 등 전사적 목표 하에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PB상품 출시단계에서부터 매뉴얼을 통해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해당 리뷰를 실제 소비자가 작성했는지 임직원이 작성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로 인해 ▲ PB상품의 검색순위가 상승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과 공정한 경쟁질서가 저해되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로 참여연대는 소비자를 가장한 직원들로 의심되는 이들이 비정상적인 구매를 하고 조직적으로 작성한 리뷰들과 함께, 이들이 PB상품에는 높은 평점 후기를, 경쟁 상품에는 낮은 평점을 부여한 정황을 직접 찾아내어 공정위에 신고했다.

참여연대가 확인한 사례는 임직원들이 PB상품인 '탐사 KF94황사방역 마스크 대형'에는 5점, 경쟁사업자의 '메디케이알 황사방역용 마스크 대형'에는 1점을 주거나, '코멧 NBR 코팅다목적 작업용 안전 장갑'은 5점, 경쟁사업자에 해당하는 '글러브센스 라텍스 장갑'은 1점을 주는 방식이었다. 

PB상품 우대가 업계 관행이라고?

공정위가 참여연대 등의 신고에 기반해 쿠팡의 자사우대, 소비자 기만행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재를 결정한 것은 매우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쿠팡의 주장과는 다르게 PB상품 우선 노출은 유통업계 관행이 아니라 위법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공정위가 공개한 쿠팡 내부자료 내용에 따르면,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로켓배송 상품을 상위에 장기간 노출하자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서 찾을 수 없고, 검색결과가 다양하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쿠팡은 알고리즘 조작을 하지 않으면 쿠팡의 총매출과 PB상품 매출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즉, 쿠팡은 검색순위 조작이 쿠팡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피해를 준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쿠팡은 이같은 지적들을 반박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3일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 공정위 발표 다음날인 14일엔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 증거'라는 제목의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쿠팡은 이번 제재가 PB상품 규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핵심은 쿠팡이 '불법임을 알고도' 검색순위를 조작해 PB상품 등 로켓배송 상품을 우대하여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도 쿠팡은 여전히 '유례없는 상품진열 규제', '임직원 리뷰는 전체의 0.3%에 불과' 등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이다. 또한 '저렴하고 질좋은 PB 상품을 규제한다'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로켓배송 중단' 꺼낸 쿠팡... 불공정 방지할 대책 찾아야 
 
 지난 2023년 8월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쿠팡 배송 캠프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심지어 쿠팡은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쿠팡이 온라인 쇼핑시장 1위를 차지하고 미국에 상장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로켓배송이다. 불공정한 검색순위 조작에 대해 제재를 받았다고 자사 서비스의 근간을 허물어 버리겠다는 걸까. 

재차 강조하지만, 공정위 제재는 PB상품 팔지 말라는 게 아니라, 공정한 시스템 내에서 판매하라는 것이다. 본질을 흐리면 안 된다. 또한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고객들은 평점이나 다른 요소에 강점이 있는 다른 제품이 상위에 노출되더라도, 여전히 검색을 통해 저렴한 PB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쿠팡은 불공정 행위를 중단하고, 더이상 플랫폼 시장이 독점과 불공정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번 조사와 제재 과정에서 현행 경쟁법으로는 플랫폼 기업의 조직적인 알고리즘 조작행위 조사와 불법적인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 제재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국회는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조속한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다.  

#쿠팡#순위조작#알고리즘조작#참여연대#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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