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부정 평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반성과 성찰'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김 지사에 대한 평가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모두에서 부정 평가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지난 2년 동안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에서 김 지사는 단 한 번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것.
경제·환경·문화·여성·의회·재난 안전 등 충북의 각계 전문가들은 김 지사에게 "지금이라도 반성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책무가 무엇인지, 또 도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 출발은 오송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라고 강조했다.
"이 정도면 사실상 불신임 수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충북참여연대)는 19일 '민선 8기 충북도정 2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상호 서원대 사회교육과 교수(충북참여연대 정책연구센터장)는 "과거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 등 여러 명의 단체장을 평가해 봤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과가 많고 공은 찾아보기 어려운 단체장은 없었다"며 "긍정과 칭찬을 찾아보고 싶었는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의 부정 평가는 성별과 연령, 직업과 무관했다"며 "이 정도면 사실상 불신임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정 교수는 김 지사의 공약 5대 분야 100개 사업을 언급하며,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33조 1326억 3000만 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확보된 재정은 18.74%인 6조 2121억 1800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비 비율도 감소해 시군 재정을 쥐어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23년 충북의 재정비율은 2022년 대비 시도비 비율이 13.65%p, 시군구비 비율은 13.56%p, 민간 등 기타비율은 13.66%p 증가했다. 반면 국비 비율은 45.6%에서 36.5%로, 9.05%p 줄었다.
무엇보다 김 지사의 공약 중 예산이 많이 투입될 10개 사업의 재정확보율은 15.94%에 불과하다.
정 교수는 "신산업육성(2차 전지),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등 도민들의 관심이 많은 공약의 재정이 매우 어렵다"며 "그야말로 빈 약속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 교수는 가장 먼저 김 지사의 진솔한 반성과 쇄신을 주문했다. 또한 도정 쇄신의 출발은 오송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안전·경제·환경·도의회·복지·문화 전문가들이 본 충북
재난 안전 분야에서도 오송참사가 언급됐다. 이성구 변호사는 유관 기관과의 연계 부재 등 재난 대비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면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할 여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즉 도지사 책무 중에는 차량통제 등 도로관리 이외에도 제방 관리 업무도 포함돼 있는데, 김 지사가 이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
경제 분야와 관련해 김영배 청주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2021년 충북의 1인당 민간 소비가 전국 17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2024년에도 이는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의 GRDP는 전국 4위,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은 전국 5위,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8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수준은 전국 꼴찌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 미래 신산업 투자 유치 및 중소벤처 및 서비스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전략을 마련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을 단계적으로 개발·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환경 분야에 대해, 박종순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국장은 "충북도가 발표한 모든 환경과 관련된 공약·정책들은 반환경적이고, 개발정책을 환경정책으로 보기 좋고 듣기 좋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일례로,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차 없는 도청을 발표했으나 최근에는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도청 내 수십 년 된 나무를 가차 없이 훼손했다는 것. 또 청남대 개발, 대청호 규제 완화, 미호강 프로젝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또한 개발사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국장은 무엇보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통과는 난개발을 부추길 것이고, 결국 무소불위의 '환경파괴 특별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종순 국장은 "김 지사는 큰 틀에서 시민들이 공감하고, 시민이 원하는 것을 들으려 하지 않고 일방적인 보여주기식 도정 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의견을 수렴해 행정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희 충북도의원은 "지난 2년 동안 김 지사는 자신의 책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김 지사의 2년은 실패"라고 규정했다. 또 "이제라도 지나간 시간을 반성해 실패의 원인을 정확히 되짚어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마지막 복기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성·복지분야에 대해 유영경 청주YWCA여성·환경위원장은 "충북의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36.11%로 매우 큰 예산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국가가 하는 사업을 시군으로 전달하는 체계"라며 "충북도는 도민의 삶을 파악하고 분석해 국가가 하지 않거나 못하는 부분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한용진 (사)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은 "충북의 문화예술 사업은 축제, 예술제, 경연대회 등 결과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물 생산 중심의 지원구조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과정 중심의 지원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