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많은 식품(육류, 어류, 맥주 등)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체내에 요산이 축적되어 발생하게 되는 '고요산혈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요인(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정보 중 질병 발생과 관련된 요인)을 연구한 결과, 고요산혈증 고위험군의 경우 저위험군에 비해 통풍 발병 7배, 고혈압 1.5배 등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은 24일 "국립보건연구원과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 연구팀이 공동 수행으로 고요산혈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요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연구 결과를 밝혔다.
고요산혈증(혈중 요산 수치가 7.0mg/dL이 넘을 경우)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통풍을 유발하고 고혈압, 심혈관 질환과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351개의 유전 요인을 발굴했고, 그 중 기존에 고요산혈증과의 관계가 알려지지 않은 17개의 유전 요인을 새롭게 보고했다. 이런 유전 요인들은 요로와 심장 판막과 같은 생체 조직이나 면역 체계나 호흡기에도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에서는 고요산혈증의 유전적 위험도가 매우 큰 상위 10%의 고위험군은 하위 10%의 저위험군과 비교하면 통풍 발병은 7배, 고혈압 발병은 1.5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전적 위험도'란 질환에 관련된 유전 요인을 합하여 각 개인의 유전적인 위험도로 점수화한 수치를 말한다.
고요산혈증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연구를 통해 고요산혈증 관련 유전적인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서는 높은 요산 수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주로 유럽인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연구 결과를 한국인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22만 명과 유럽인 68만 명 등 다인종 약 103만 명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했는데, 이는 고요산혈증 관련 최대 규모의 연구였다. 이를 통해 고요산혈증의 유전 요인 발굴과 질환 발생 관련성 등 연구를 수행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혈청 요산 수치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과 이를 통한 통풍, 고혈압과의 관계를 밝히고 고요산혈증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 선별이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고요산혈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해 생활습관중재 및 주기적 관리를 통해, 고요산혈증에 의해 유발되는 통풍, 고혈압 등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앞으로 미래 의료 시대에는 개인의 유전정보가 중요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고요산혈증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에 대한 유전 요인 연구를 통해 정밀 의료의 과학적 근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16.6)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