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 학도병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기 위한 전시회가 열렸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5일 경주문화관 1918 광장에서 '경주 학도병 기록물 전시회' 개막식을 개최했다.
지역 출신 학도병의 어린 시절의 희생과 용기에 대한 감사를 담고자 기획된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전시회에서는 각종 문서와, 사진 등 다양한 기록물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학도병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인터뷰 영상도 함께 상영돼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경주 학도병 기록물 수집과 기획 전시는 경주교육지원청이 학적부에서 졸업하지 못한 학도병의 흔적을 찾으며 시작됐다.
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중요기록물(학적부) 전산화 사업을 진행하던 중 완성되지 못한 학적부가 다량 발견됐다. 확인 결과, 학도병이 참전 후 돌아오지 못했거나 종전 후 나이가 들어 생업에 바로 종사해 졸업하지 못한 것이었다.
교육지원청은 학도병의 어린 시절의 희생과 용기, 그들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 필요성에 따라 자료 수집과 전시를 기획했다.
경주교육지원청은 지난해 생존 경주 학도병 인원 조사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올해부터는 경주 학도병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지역 학교와 학도병 개인 소장품 등 관련 기록물을 수집했으며 올해 3월에는 경주 학도병 기록물 수집 및 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전시회 모인 자료들은 경주중·고와 문화중·고, 경주공고, 계림초, 양동초, 옥산초, 의곡초, 건천초, 현곡초 등에서 제공한 학적부와 기증자료, 학교 역사집들이다. 이에 경주 학도병의 개인 소장 자료까지 더해져 다양한 기록물을 전시할 수 있었다.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생존 학도병 중 건강상의 이유로 함께 참여하지 못한 학도병 어르신들이 있다. 모두의 기록을 남기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학도병의 자료를 통해 근현대사의 산증인으로서 생존 학도병들의 목소리를 역사 자료로 남기고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경주 출신 생존 학도병의 기록도 추가할 예정이며 영상제작, 순회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도병을 기억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학도병 정병채씨는 "전쟁 당시 이곳 경주역에서 모여 전투에 나갔다. 이렇게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면서 "잊힌 우리의 이야기들이 우리 학생들에게 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이런 전시회를 마련해 준 경주교육지원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