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7일 오후 6시 19분]
윤석열 대통령 10.29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됐다는 의혹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본인의 회고록을 통해 폭로한 내용이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부터 판매 예정인 김진표 전 의장의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는 지난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 당시 그가 윤석열 대통령을 독대했던 장면이 기술되어 있다.
김 전 의장은 "'제 생각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그가 좀 더 일찍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옳다"라고 의견을 표했다. 당시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됐을 때이다.
해당 저서 164쪽에는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도 소개되어 있다. 김 전 의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김진표) 말이 다 맞으나, 자신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하게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자신(윤 대통령)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라며 "그럴 경우 이상민 장관을 물러나게 한다면 그것은 억울한 일이라는 얘기를 이어갔다"라고도 적었다. 윤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의 배후에 다른 '세력'이 존재하고, 이에 의해 '조작'됐다는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것.
김진표 "상당히 위험한 반응" 회고... 대통령실 "독대 이야기 멋대로 왜곡"
김 전 의장은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라며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라며 "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이 일은 내가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가 되었다"라며 "대통령이 결정하지 못하면 주변 이들이 강하게 진언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이 잘못된 생각을 하면 참모들이 바로잡아 줘야 하는데, 아무도 그러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김진표 전 의장의 회고록에 관하여 용산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