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신문용지 생산 공장 앞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19세 청년 노동자를 기리며 진상규명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일 오후 7시 전주페이퍼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를 중심으로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페이퍼 19세 청년노동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앞서 청년 노동자 A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2분쯤 6일간 멈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공장 3층 설비실에 홀로 들어간 후 목숨을 잃었다.
이에 유가족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입사 6개월 만에 목숨을 잃은 A씨의 산재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공식 사과·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유가족들을 대신해 편지글을 낭독한 김현주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는 "믿고 보낸 회사에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는데도 회사 측은 청년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려 했다"면서 전주페이퍼의 책임회피를 강력 규탄했다.
또한 "전주페이퍼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 회사라고 홍보하고 있는데, 그에 어울리도록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중대한 책임을 지고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면서, "또한 사내 모든 작업장을 상대로 안전 점검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추모사에 나선 이민경 민주노총 전북본부장도 "한국 사회의 모순을 멈춰내는 데에 청년과 어린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면서, "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비참한 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동과 안전이 가볍게 여겨지는 세상을 바꿔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별위원장과 김영윤 광주지역본부 청년국장도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죽음에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요구를 걸고 싸우고 있다"고 언급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 청년 노동자들이 나서겠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전북녹색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녹색당 등 지역 정치인들도 함께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진상규명에 연대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전주페이퍼는 A씨가 사망한 뒤 작업환경조사 하루 전에 배관과 탱크를 물청소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