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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캠핑카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생경함은 그 자체로 설레는 말이지만, 그걸 직접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함이 앞선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그렇듯 처음만 힘들지 막상 해보면 어려운 일이 없다. 015B의 노래 중에도 있다. 요조(Yozo)가 부른 <처음만 힘들지>를 흥얼거리며 어떤 준비들이 필요한지 정리해보자.
 
2016년 북유럽 캠핑카 여행 세상만사가 그렇듯 처음만 힘들다
▲ 2016년 북유럽 캠핑카 여행 세상만사가 그렇듯 처음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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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할 일은 당연히 캠핑카 예약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인들도 7월부터 8월까지가 여름휴가 시즌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학교들이 보통 6월 말부터 여름방학을 시작해 8월 중순까지 긴 휴식기를 가진 다음 가을부터 새 학년을 시작하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도 이때와 같다. 유럽에서 캠핑카 여행은 매우 보편적이기 때문에 여름휴가 시즌에 캠핑카 수요가 몰린다. 그래서 적어도 서너 달 전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휴가 일정이 잡혔다면 가장 먼저 항공권을 예약하고, 여행 일정에 맞춰서 바로 캠핑카 예약을 진행해야 한다. 유럽에서 캠핑카를 렌트하는 회사는 매우 많다. 그리고 캠핑카는 정해진 규격이 없기 때문에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만약 캠핑카 여행이 처음이라면 여러 회사의 웹사이트에서 차량을 눈에 익히고, 내부 구조는 유튜브를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한다.
 
캠핑카 외부 길이 7.3m 높이 2.9m 무게 3499kg
▲ 캠핑카 외부 길이 7.3m 높이 2.9m 무게 349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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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내부 오랫동안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내부시설이 되어 있다.
▲ 캠핑카 내부 오랫동안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내부시설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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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유럽에서는 캠핑카(Camping car)보다 캠퍼밴(Campervan) 또는 모터홈(Motor home)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아주 간단하게 캠퍼밴은 차 안에서 사람이 설 수 없는 캠핑카 그리고 모터홈은 차 안에서 사람이 설 수 있는 풀사이즈 캠핑카를 의미한다.

그리고 모든 캠핑카는 수동변속기 차량이다. 드물게 자동변속기 차량이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평균 3.5톤 정도의 차량을 자동변속기로 운전하는 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6년 첫 번째 캠핑카 여행에서는 여러 회사의 캠핑카를 한 곳에서 비교하고 중계해주는 IdeaMerge 같은 업체를 이용했다. 중계 업체의 장점이라면 여러 회사의 차량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계 업체를 이용해서 선택한 캠핑카 회사는 DRM이었다. 문장으로 풀어서 쓰면 복잡해 보이지만 웹사이트에서 클릭 몇 번이면 결제까지 완료된다. 중계 업체를 이용하면 유럽에는 어떤 캠핑카들이 있는지 훑어보기에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중계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독일의 McRent에서 직접 예약했다. 중계 업체는 선택권이 다양하지만 여행 중 문제가 생겼을 때도 캠핑카 회사와 중계를 해서 해결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곤란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한 달 간의 여행을 마친 후 반납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고, 보험 처리를 위해 서류 작업을 하는 게 번거로웠다. 
 
 McRent 홈페이지 캡쳐
 McRent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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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McRent 프랑크푸르트 지점이 중앙역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캠핑카 회사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점은 일반 렌트카와 달리 차량 인수 지점이 도시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베를린에서 캠핑카를 인수할 때는 전철이 가지 않는 곳이라 낯선 지역을 버스를 갈아타며 갔었는데,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전철로 40분 이동한 후 20분 정도 걸어서 쉽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접근하기 쉬운 난이도다.
 
프랑크푸르트 S6 전철 캠핑카 인수 지점은 S6 라인의 종점인 Friedburg였다.
▲ 프랑크푸르트 S6 전철 캠핑카 인수 지점은 S6 라인의 종점인 Friedbur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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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Rent 프랑크푸르트 S6 종점인 Friedburg에 내려서 20분만 걸어가면 된다.
▲ McRent 프랑크푸르트 S6 종점인 Friedburg에 내려서 20분만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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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선택한 차량을 기준으로 2024년 여름 성수기 캠핑카 렌트 비용은 CDW 보험을 포함해 하루 150유로 전후였다. 겨울 또는 비수기에는 70유로 정도면 캠핑카를 렌트할 수 있다. 북유럽 캠핑카 여행인데 두 번의 여행 모두 독일에서 캠핑카를 렌트한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독일이 제일 저렴하고, 30일 이상 장기 렌트의 경우 5%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항공편도 오슬로나 헬싱키보다는 프랑크푸르트가 더 많다.

캠핑카를 예약하면서 CDW(Collision Damage Waiver) 보험을 포함하면 흔히 Full Cover 보험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CDW는 사고 건당 1500유로의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는 보험이다. 1500유로 이하의 사소한(?)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자기부담금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부담금에 대한 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자기부담금 완전면제보험 또는 간략히 재보험(보험에 대한 보험)이라고도 부르는데, 사고 발생 시 1500유로의 자기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보험이다. 나는 첫 번째 여행에서도 보험 혜택을 받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Rentalcover 라는 영국 보험회사를 이용했다. 5주간 캠핑카 여행 시 보험료는 212유로였다.
 
자기부담금 완전면책 보험 내용 자기부담금 완전면책 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 자기부담금 완전면책 보험 내용 자기부담금 완전면책 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 한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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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성수기 5주 간 독일에서 캠핑카를 렌트하는 데 필요한 경비는 총 5,865유로였다. 한 번에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비용일 수 있지만, 캠핑카 여행의 최대 장점은 경비를 최소한으로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유럽의 무시무시한 물가를 고려하면 온 가족의 식사, 이동, 숙박을 캠핑카가 모두 해결해주기 때문에 캠핑카는 대안이 없는 최선의 선택이다.

자, 이제 마지막이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고, 어렵게 여행 계획을 세워서 두 번이나 갈 만큼 북유럽 캠핑카 여행은 좋을까? 나의 대답은 "Absolutely YES".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블로그 '타박타박 아홉걸음(http://ninesteps.tistory.com)'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부릉부릉#캠핑카#북유럽#가족여행#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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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에서 아이들과 책을 읽고 어른들과 그림을 읽으며 일상을 여행처럼 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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