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총 262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일이라면 항상 발벗고 나서는 마을이장이들을 우리는 만나볼 수 있다. 주간함양은 '우리 마을이장들을 소개합니다' 코너를 연재해 마을지킴이 이장들을 매주 소개하고자 한다. 각 마을이장으로부터 마을 현황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창촌마을(창평리) 박우권 이장(51)
창촌마을은 구한국시대에 국가에서 조세곡을 관리했던 창고가 이곳에 있어서 창말이라 불렸다.
처음 들어와 마을을 이룬 성씨는 알 수 없고 여러 성씨가 들며 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지곡면의 주요기관인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로 지곡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창촌마을에는 1년차 박우권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65가구 68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지곡면에서 개평마을 다음으로 많은 사업이 실시된 이곳 창촌마을은 상·하수도 사업은 물론이고 도로포장까지 마무리됐다.
"국책사업으로 22억원 지원을 받아 마을 산책로도 만들고 전반적인 숙원사업을 마무리했다. 사업 투자비용은 한옥마을인 개평마을 다음으로 많은 예산을 지원 받았다."
박 이장은 젊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을에서 막내로 생활했고 최근에서야 젊은 귀농인으로 인해 막내 꼬리표를 뗐다.
"군대를 전역한 1995년도 이후부터 계속해서 창촌마을 막내로 지내왔다. 그러다가 9년 전에 귀농인이 마을로 들어오면서 막내생활을 벗어났다. 여느 마을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마을도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비교적 젊은 제가 이장을 맡았으니 계절별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야유회를 다닐 생각이다."
남효마을(남효리) 천우동 이장(72)
남효마을은 마안산 동북쪽으로 남계천을 끼고 앉아 있는 단일 동리로 남서울이라고 불렸다.
옛날 이 마을 앞 남계천 냇가에 맥정이라는 주점겸 숙박소가 있었고 서울의 선비들이나 고관대작들이 삼남을 왕래할 적에 이 맥정을 중간 유숙소로 삼았다고 한다.
남효마을에는 9년차 천우동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50가구 80여 명의 주민들이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천 이장은 남효마을로 들어온 지 20년 차로 예전부터 귀농을 꿈꿔왔고 지금은 남효마을이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원래 함양군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고 더욱이 지곡면 남효마을은 생소했다. 우연한 기회로 이곳에 들어와 살고 있고 지금은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옛 이름이 남서울이라 불렸던 이곳은 역사적인 가치가 높다. 이에 천 이장은 개평마을에 있는 고택처럼 당시 남효마을의 맥정이라는 것을 재현하고 싶어 했다.
"함양군 대표 문화제는 남계서원과 개평 한옥마을이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그렇다면 우리 마을의 맥정을 새롭게 재현하여 관광 인프라를 늘리면 역사적 가치도 높이고 또 유입인구도 증가할 것이다."
시목마을(시목리) 서만진 이장(47)
시목마을은 옛날에 두동이라고 하였고 일설에는 남계 표연말 선생께서 상을 당했을 때 시묘를 하였다 하여 시묘골이 변하여 시목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상 서하면 동문산이 마주 보여 화재가 자주 일어난다고 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을 앞에 못을 파고 물벼들 나무를 심어 화재를 예방했다는 전설이 있다.
시목마을에는 서만진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51가구 9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초입부터 이곳을 알리는 비석이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을회관 앞에는 거목을 둘러싼 쉼터가 장관을 이룬다.
"외지인들이 마을을 지나면서 가끔 이곳 쉼터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경관에 대한 감탄을 한다. 시설이 잘 만들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어르신들의 쉼터를 매일 쓸고 닦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보기에도 좋은 것 같다."
시목마을 대부분의 숙원사업은 마무리됐으며 구 마을회관을 재활용하여 외국인 근로자 숙소를 비롯한 한 달 살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길 서 이장은 기대하고 있다.
"일 년에 열 명 정도 농촌체험에 대해 문의를 하지만 매번 숙박시설이 문제가 됐다. 그래서 예전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봉곡마을(시목리) 이순근 이장(64)
버실이라고 부르는 봉곡 마을은 버실과 안중방, 바같중방, 독자동 마을로 이뤄져 있다. 마을 형국이 벌통 같이 생겼다 하여 봉곡이라 하였으며 이것을 순우리 말로 벌실인데 벌실이 변하여 버실로 되었다.
봉곡마을에는 올해 처음 부임한 이순근 이장이 마을을 이끌고 있고 59가구 93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 봉곡마을은 크게 내중방, 외중방, 바같중방 3개 마을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재 내중방에는 마을회관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내중방에는 지금 마을회관이 없어 주민들이 영유할 공간이 없다. 그렇다고 내중방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다른 마을회관을 이용하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꾸준히 마을회관 건립을 건의했고 주민들에게 가구 당 100만 원씩 걷어서 건축 허가비, 토목·건축 설계비 등을 마련했지만 돌연 군청 담당자 인사이동으로 보류됐다. 우리 마을은 특별하게 함양군에 바라는 것은 없다. 다만 주민들의 복지시설인 마을회관이 빨리 완공되길 바란다."
백일마을(도촌·공배리) 이종근 이장(62)
백일마을은 단일마을로 공배마을의 경계선에 있다. 특이한 점은 행정상으로 도촌리에 속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배리에 속해 있는 마을이다.
백일마을에는 이종근 이장이 9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51가구 6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 또한 행정적인 지표이며 실질적으로 31가구 38명의 주민이 영유하고 있다.
백일마을은 현재 상수도 사업은 마무리됐고 하수도 사업은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발로 완공되지 못했다.
"하수도 사업 당시 설계까지 마무리하고 사업이 진행되려고 했지만 인근 마을 주민들이 다른 마을 폐수가 자기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문제 삼으면서 하수도 사업이 보류됐다. 그래서 최근에 군수와의 대화에서 하수도 사업을 건의했지만 하수도 사업이 국가사업인지라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이종근 이장은 출향인들을 위해 마을회관 옆 작은 쉼터를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차례를 지내고 나면 할 것이 없다. 그래서 마을회관 옆에 있는 작은 공터를 활용하여 편안하게 쉬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거평마을(창평리) 강정규 이장(68)
걸평이라고도 하는 거평마을은 남계천을 앞두고 이루어진 마을로 들이 넓고 비옥하며 수원이 좋다. 그래서 종곡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여 종자들이라 부르기도 한다.
옛날에는 남계천 물길이 마을 앞으로 흘러갔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앞들 농토를 깊이 파면 물돌과 물모래가 나온다.
거평마을에는 강정규 이장이 4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으며 87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강정규 이장은 다른 숙원사업보다 마을 앞 도로가 하루 빨리 주민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안전이 확보되길 기원했다.
"우리 마을은 특별한 숙원사업은 없고 주민들의 안전과 화합이 최우선이다. 현재 마을 인근에 고속도로가 있어 교통량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 표지판에는 30km 제한 구역이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지키는 운전자가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보호구간이 지정되어 주민들이 안전하길 바란다. 이밖에는 다른 희망사항은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곽영군)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