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댓글팀'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카페에 해병대 생존장병의 어머니를 비난하는 글뿐만 아니라, "돈의 노예"라고 쓴 악성댓글도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카페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외사촌이자 현직 검사(박철완 광주고검 검사)가 활동한 곳으로 지난 19일 취재가 시작된 후 '비공개' 처리됐다.
22일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채상병사건원인규명카페'의 게시글에 따르면, 카페 운영자 '진실찾기'는 지난 2월 20일 '생존장병 어머니의, 임성근 소장 우편에 대한 입장표명 기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가 지칭한 생존장병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고 채상병과 함께 물살에 휩쓸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카페 운영자는 해당 글을 통해 "누군가에 의해 붙여진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언론에서는 그분을 '생존장병 어머니'로 부른다"라며 "그 네이밍은 아마 고 채상병의 어머니와 구별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생존장병 즉 살아남은 병사라는 단어가 갖는 감성호소력을 활용하기 위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임 전 사단장께서 생존장병 어머니 측에 사안의 진상을 소상히 설명하는 우편을 보냈고 상대가 이를 수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언론을 보면 생존장병 어머니는 누구보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분이고, 국회 앞에서 북을 칠 정도로 용기를 갖춘 분이니 지금까지 하신 것처럼 임 전 사단장 우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분(생존 장병 어머니) 곁에는 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있다"며 "아마도 두 분은 각별한 사이가 아닐까 추측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읽은 다른 카페 멤버는 생존장병의 어머니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필승!!'이란 닉네임의 그는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도 양심은 팔지 말아야 하는데"라며 "저 엄마도 돈의 노예가 된 듯"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불특정 다수에 전파 가능성,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수준"
해당 카페는 이 사건 수사외압 의혹 직후인 지난해 9월 개설됐다. 카페 운영자는 카페 개설 직후 남긴 글에서 "저는 20여 년 전 군에서 수사 업무를 담당했고 전역 후 민간 분야에서도 같은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단독] 외사촌 현직 검사가 글 쓴 '임성근 구명' 수상한 카페 https://omn.kr/29hzr).
국회 청문회 중 임 전 사단장과 법률 자문 문자를 주고받아 문제를 일으킨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도 이 카페에 "글을 올렸다"고 시인했다. 그는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주고받은 문자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군 생활을 같이 한 친구가 카페를 개설했고 현재 운영진 중 2명을 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청문회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당은 해당 카페를 "임성근 댓글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생존장병 측 강석민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게시글과 댓글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글은 사인 간의 대화가 아니고, 해당 카페 또한 3인 이상 참여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에게 (해당 내용이) 전파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제70조).
생존장병과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9~10월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고발했다. 해당 생존장병은 사건 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