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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시인이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딱 30년이 되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이라고 노래한 시인의 바람대로, 우리는 손을 잡고 함께 걸어 온 것일까.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김남주 정신이 필요하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지금 여기에서 김남주가 다시 살아 서 있는 모습을 그려 본다. 24인의 문학인들과 활동가들이 2024년의 한국 사회를 짚어 보며,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말]
[기사 수정 : 29일 오후 5시 19분]
 
 통일을 위한 민족문학의 밤에서 시 낭송하는 김남주 시인
 통일을 위한 민족문학의 밤에서 시 낭송하는 김남주 시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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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추진위원장, 고문, 자문위원, 추진위원들이
흡사 대한민국 전체 지역과 부문을 넘쳐난다.
기금 걷는 비용이 기금액을 넘기는 사례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지만 김남주 기념홀
건립계획 보고회 팸플릿이 벌써 김남주 기념홀
아닌가. 그는 죽을 때까지 고향 농부처럼 얼굴이
새까맣고 심성이 순박했고 자기보다 나이 많은
옛날 유행가를 즐겨 불렀다. 혁명적 사상 실천과
그 사이로 주옥같은 시 몇 편이 가능했다. 기적
같은 작품이었다. 단 몇 편만 가능한.
- '김남주 기념홀 건립계획 보고회 팸플릿'[1], 김정환

죽은 이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살아있는 느낌이다. 그런 죽은 이들 세계의 물성이 없으면 로마도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 평생 제자리를 지킨, 있을 자리에 반드시 있던 시인의 죽음은 빈번히 제자리 자체를 결석으로 만든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혁혁하지만 김남주는 30년에 걸쳐 살아생전처럼 정다운 시인으로 우리 곁을 맴도는 희귀한 사례가 되었다.

그의 모뉴멘탈리티에는 세월의 영웅-신화적 각질이 전혀 없다. 이는 살아남은 선배 동료들의 애정 어린 배려가 담긴 증언과 무엇보다 가장 혁명적일 때에도 한국적 처음의 농촌 모더니즘('꽃이다 피다 / 피다 꽃이다', 김남주 '잿더미' 중)을 심화하는 그의 시의 가장 친근한 공동체 정신('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김남주 동제목 시 중) 덕분이다.

시는 총체의 찰나를 담고 김남주 30주기를 추모하는 이들은 30년을 젊어질 흔쾌한 의무를 갖는다. 김남주의 생애와 작품을 통해 우리는 우리 시대의 모든 문제를 재점검해 볼 수 있고 그것이 또한 김남주 30주기 추모의 물성을 이룰 것이다. 실로 다양하고 발랄하고 참신한 '김남주 이야기'들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김남주 생가는 김남주보다 작고 김남주
얼굴보다 새까맣다. 내부는 좀 낫다. 김남주
초상화 걸리고 유품의 생계가 김남주보다
밝다. 옥중시 적힌 교도소 화장지 아직도
똥 냄새 나고, 칫솔 갈아 우유갑 안쪽 면에
새긴 것은 그때도 지금도 묘비명 김남주.
상투적인 예찬으로 혁명적 시 정신의 진을
빼는 기념의 완성이 여기 없다. 사진 속
고은, 백기완, 송기숙, 문병란, 황석영, 박석무,
윤한봉 젊다. 김남주 가장 젊고 최권행,
이영진, 이승철 거의 어리다. 실내라도
실내의 내부가 내부의 내부가 중요하다.
- '그 후', 김정환

[1] 2019년 김남주의 모교인 전남대학교에 건립된 '김남주 기념홀'의 건립계획 보고회를 위한 팸플릿을 말한다. 

덧붙이는 글 | 공동주최 : 김남주기념사업회·한국작가회의·익천문화재단 길동무
후원 : 더숲문화재단

글쓴이는 김정환 시인입니다.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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