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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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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띄우려면 수심 3m 이상이어야 한다. 공주보에 물을 채울 텐데, 수질이 오염되고 냄새가 날 것이다. 예전처럼 금강물이 완전히 녹조라떼가 될 텐데, 관광객이 올 것 같지 않다."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은 '~같다'는 접미사로 에둘러 말했지만, 그 뒤의 말을 들으니 단정하는 듯했다. 그는 지난 4월 공주시가 금강 옛 뱃길 사업에 대해 충분한 사업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시설계 용역비 예산 6억여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임 의장의 결정에는 위에 내비친 문제의식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 의장은 공주보가 홍수와 가뭄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점도 누차 강조했다.

지난 17일 임 의장을 공주시의회에서 만났다. 이날 기자와 동행한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는 임 의장에게 공주보 담수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설명한 뒤, 의회 차원에서 공주보 재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뱃길 사업 용역비 6억 원 전액 삭감한 까닭
 
▲ [환경새뜸] 공주보가 가뭄, 홍수예방? 천만에!...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인터뷰 #공주보 #4대강사업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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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임 의장이 예산을 전액 삭감한 뱃길사업은 최원철 공주시장의 핵심공약이다. 공주보에서 세종보까지 금강 16km 구간에 선착장과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수륙 양용버스와 황포돛배를 운행한다는 게 골자이다. 이를 통해 지역관광과 경제를 활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총 사업비는 공주시 예산 80억 원, 그가 이중 6억 원의 용역비를 의회에서 통과시켰다면, 나머지 74억 원도 사실상 승인하는 셈이다.

임 의장은 이에 대해 "예전에 금강에 다리가 없을 때 배를 띄워서 운행을 했는데, 그걸 복원한다는 차원의 사업"이라면서 "환경단체나 문화재청(국가유산청) 등과 상의를 한 뒤 그 가능성을 타진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공주시가 한두 달의 짧은 준비 과정을 통해 설계 용역을 하겠다고 해서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장은 공주보 담수를 전제로 한 이 사업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그는 수륙 양용버스와 황포돛배 운행을 위해 공주보에 물을 채울 경우, 수질이 악화하고 녹조가 창궐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한 뒤 "이런 곳에 관광객도 안 올 것이고,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80억 원의 예산도 나중에는 90억~100억 원으로 불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공주보 담수로 인한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에 대한 임 의장의 우려는 아래 두 장의 비교 사진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공주 고마나루 앞 금강
 공주 고마나루 앞 금강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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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앞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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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공주보 직상류에 있는 명승지 고마나루의 예전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4대강사업을 통해 공주보가 건설되고 담수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2015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임 의장의 우려처럼, 이런 강에서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특히 녹조가 함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 물질은 간에 치명적이고, 공기 중으로도 전파되기에 물놀이하는 시민들의 건강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주보는 홍수와 가뭄 예방에 도움이 안 된다"

임 의장은 공주보의 효용 가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이수와 치수, 즉 홍수와 가뭄 예방에도 사실상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수 때는 물이 빨리 빠져나가야 하는데, 공주보가 가로막고 있어서 홍수를 대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가뭄 같은 경우에는 물론 공주보 위쪽은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지금 그곳에 물이 부족하다는 말은 없습니다. 공주보 밑의 지방은 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죠. 그런데 그쪽에서는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다면서 (공주보 개방에 대해) 반대를 많이 하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가뭄과 홍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지역입니다."
  
 임달의 공주시의회 의장
 임달의 공주시의회 의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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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이 타당하다... 중앙정부가 빨리 결정해야"

따라서 임 의장은 문재인 정권 때 결정했던 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공도교는 유지)이 "타당성 있다"면서 "교량은 그대로 둔 채 보만 철거를 하면 수질이 깨끗해질 것이고, (물이 필요하다면) 예전에 사용했던 돌보 등을 활용해서 담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물이 순조롭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임 의장은 공주보의 폐해를 거듭 지적하면서도, 보 처리 방안에 대한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사실 문재인 정권 때, 부여공주청양이 지역구였던 정진석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가뭄 등을 내세워 공주보 부분 해체 방안을 반대해 왔고, 일부 관변단체들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임 의장의 말처럼 지난 6년여 동안 공주보를 전면 개방해도 이 지역에 가뭄 피해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됐지만, 이런 것과 무관하게 공주보 해체에 대한 찬반이 정치 쟁점화된 것이다.

임 의장은 "우리 지역에서는 공주보가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면서 "(공주보 담수에 대한) 견해가 찬반으로 갈려서 시민들끼리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중앙정부에서 정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임 간사와 함께 찾아간 공주보는 장맛비로 인해 수문을 개방한 상태였다. 공주보의 가동보는 활짝 열려있었지만, 7m 높이의 콘크리트 고정보가 물길의 흐름을 가로막고 있었다. 임 의장의 말처럼 공주보가 홍수를 예방한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공주보는 공주시가 백제 문화제를 진행할 때 유등을 띄운다는 이유로 일부 담수를 했지만, 문재인 정권 때부터 6년여 동안 전면 개방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환경부는 공주보 수문을 닫았다가 장마철을 앞두고 개방했다. 올해 장마가 끝난 뒤 환경부가 또다시 공주보 수문을 닫으려 한다면 100여 일 가깝게 세종보에서 장기 농성을 하는 보철거시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이 적극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공주시민들을 대변해야 할 공주시의회는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임달희#공주보#공주시의회#금강#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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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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