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물속에 있는데 아직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시간에 보험금 보도를 해서 10년 넘게 제일 많이 듣던 얘기가 '시체팔이' '아이들 죽음을 이용해서 로또 맞았다' '놀러 가다 죽은 아이들 얼마나 더 보상해줘야 되냐' 이 얘기였습니다. 지금 사과라고 하신 부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인 장훈씨는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울분을 터트렸다. 이진숙 후보자가 MBC 보도본부장 시절, MBC는 '세월호 전원 구조'라는 대형 오보를 냈고, 참사 당일 '세월호 유가족 보험금' 보도를 해 유가족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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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숙 "방금 사과드렸다" 세월호 유족 "그런 사과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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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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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먼저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유가족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유가족에게 고개를 돌리면서 "유가족께 말씀드린다, 최선을 다했지만(마이크와 멀어져 안 들림)"이라고 말을 건넸다. 이후 이어진 대화를 종합해 보면 마이크가 떨어진 상태에서 이 후보자가 사과 의사 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재차 "사과할 의향이 있냐"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제가 방금 사과드렸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 정도로는 되지 않는다"라면서 PPT 자료를 띄웠다. PPT에는 "나 이진숙은 MBC 보도본부장 당시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전원구조라는 세월호 참사 당시 오보와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그릇된 판단으로 유가족과 국민에게 큰 상처를 입힌 점을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의원이 "이걸 읽을 수 있나"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다소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인 장훈 4·16안전사회연구소장에게 "이진숙 후보자의 말과 행동 그리고 진심을 담아서 했다는 저 사과에 대해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의견 표명을 해주실 수 있나"라고 했다. 장 소장은 "제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대표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사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라면서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차 PPT 사과문을 읽을 의향을 물었지만, 이 후보자는 거부했다. 이 의원은 "저 사과문은 뭔가 특별한 게 아니다, 아주 상식적인 수준의 사과문"이라며 "심지어 인간이 작성한 것도 아니다, 챗지피티가 작성했다. 기계도 작성할 수 있는 사과문 못 읽겠습니까"라고 몰아붙였다. 거듭된 요청에도 이 후보자는 끝까지 사과문 낭독을 거부했다.
장훈 소장은 "도대체 왜 그런 보도를 했으며 그 보도가 얼마나 많은 유가족들의 가슴을 찢어발겼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장 소장은 이어 "유족들은 전원구조 오보부터 시작해 끝을 알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져들어서 지옥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다, 그 여파가 얼마나 크냐면 구조하러 가던 해경들조차도 전원구조 오보를 듣고 속력을 늦췄다, 차를 돌렸다는 민간 잠수사들도 많다"라면서 "대참사를 발생하게 해놓고 방금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지금 사과라고 하신 부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그런 사과는 다른 분들한테 하시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