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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이진숙 방통위원장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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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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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기자의 죽음은)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사죄해야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MBC 선배인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날선 신경전 끝에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사죄'였다. 지난 2012년 노조 집행부로서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파업을 이끌던 고 이용마 기자는 MBC로부터 부당 해고를 당했다. 김재철 사장,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체제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김 전 사장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용마 기자 장례 때) 조문을 가지 못했다. 당시 조문 갈 분위기가 아니었다"라면서도 이용마 기자의 죽음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죄해야죠"라고 말했다.
김재철 "이진숙 능력 있어 발탁... 정동영 의원 회사 떠났잖아"
이날 과방위 소속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사장을 향해 "MBC 기자 시절 상당 기간 같이 있었다. 1년 후배 기자이지만 김재철은 MBC 역사에서 두고두고 지워지지 않을 이름"이라며 "MBC 흑역사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김 전 사장 재직 당시 "특파원에서 돌아온 이진숙을 (보도본부장으로) 발탁한 배경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김 전 사장이 "능력이 있으니까 발탁했다. 기자 시절 여성 최초로 이라크전에 참가한 종군 기자였다"라고 답하자, 정 의원은 "김재철 사장의 개인적 방패와 노조 탄압 돌격대로의 역할을 잘했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전 사장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정동영 의원은 정치한다고 회사를 일찍 떠나셨잖아"라며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저는 끝까지 회사를 지키고 있었다"라고 맞받았다. 노조를 탄압하는 등 방송 독립성을 크게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피해 오히려 정 의원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모양새였다.
김 전 사장은 지난 2010년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재철 전 사장이 청와대에서 조인트를 맞고 좌파 인사들을 정리했다'고 주장한 보도도 인정하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그 인터뷰를 믿으시냐. 기자 출신인데 확인하셨냐"라며 "정 의원이 김 이사장에게 확인하고 말씀하시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날 오후 청문회가 속개되기 전 <오마이뉴스>는 김 전 사장에게 2012년 MBC 총파업 당시 이 후보자가 당시 위키트리 대표에게 MBC 노조를 공격하는 여론전 계약을 추진한 것이 본인의 판단인지 물으려 했으나, 김 전 사장은 "12년 전 일을 기억하려면 생각을 해봐야 한다", "지금 물어보면 결례다", "나중에 물어보시라"라고 답하는 등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