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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휴대폰 화면 캡처 파일 형태로 총 221개에 달한다. 2022년 2월 16일부터 2023년 7월 8일까지 걸쳐 있다. 122개는 당선 전이고 99개는 당선 후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화면을 캡처한 사람은 최재영 목사 자신이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때인 2년여 전부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대화를 캡처해서 주제별로 분류해 보관했다"면서 당시 미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은 현재 분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파일은 이미 검찰에 제출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김 여사 측은 최 목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고 제출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최 목사 측 변호사는 "최 목사가 카카오톡 전문을 캡처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며 "주로 새벽에 대화를 해서 사적인 내용도 많고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어 그동안 굳이 공개를 안 했던 건데, 언론으로서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 명품백 수수 사건과는 별개로, 이 대화 내용은 현직 대통령 부인의 생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게다가 그 대통령 부인은 지금까지 다른 대통령 부인과 달리 국정 개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VIP 또는 V1-V2 논란이 계속되는 주인공이다. 따라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했는지는 중요하며, 시민들이 알아야 할 뉴스 가치가 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몇 차례에 걸쳐 주요 내용을 뽑아 되도록 전문을 그대로 공개하되, 최소한의 설명과 관련자들의 반박을 덧붙인다.

이 기사는 그 두 번째다. (이 기사는 본문과 카톡 화면을 같이 읽게 구성되어 있다. 카톡 화면은 그래픽이 아닌 실제 최 목사 핸드폰 캡처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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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23년 12월 11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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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기간 초기인 2022년 2월 17일은 윤석열 37% - 이재명 36%로 지지율이 초박빙이었다(갤럽 2월 2주차 조사). 2021년 12월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회견을 한 이후 김건희 여사는 일체 공식 행보를 자제한 채 잠행 중이었다. 이 시기 김 여사가 언론에 포착된 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비공개 회동(2022년 2월 14일) ▲강남 봉은사 방문(2월 17일) ▲애완견 토리와 산책(2월 26일) 정도였다. 언론은 공개활동을 위한 군불 정도로 해석하고 있었다.

그날 밤 10시경, 김 여사는 최재영 목사에게 "전 왜 이런 사람과 결혼해서 이 고생을 하는지 후회했고, 남편에게 원망스런 절규를 뿜어내고 살았다"라고 토로하기 시작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김 여사가 "저희는 진보의 오야붕이었다"며 "문재인, 윤석열, 둘은 공동운명체였다"는 말을 하자, 최 목사가 조국 수사 이야기를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마치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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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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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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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 제공
 
2022년 2월 17일 대화는 여기까지 남아 있다. 대화에 등장하는 "녹취록"은 2022년 1월 대선정국을 강타했던 김건희-이명수 기자 7시간 51분 녹취록을 의미한다. "수박파" "수박세력"이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지지자들이 반대하는 당내 정치인들을 향해 겉과 속이 다르다며 비판하면서 사용하는 별칭이다. 

조국 전 장관 수사에 대해 "윤 후보는 자기를 임명해준 임명권자를 목숨 걸고 지킨 죄값을 치르는 것"이라는 김 여사의 발언은 무슨 소리일까. 이 발언은 나흘 뒤인 2022년 2월 21일 카톡 대화로 이어진다.

이날 대화는 새벽 3시경 이루어졌다. 밤이 더 깊은 시각인만큼, 대화 수심도 더 깊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이렇게 양당 모두에 대해 비호감을 표한 김 여사는 "제가 남편이 총장 출신에다 검사 출신이다보니 정보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상상초월"이라며 먼저 조국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김 여사는 "대신 욕먹어달라는 문 대통령의 부탁"을 윤 총장이 받았다고 했다.
의혹 초기 조국이 그만두지 않은 건 "정경심이 난리를 쳐서"라고도 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방금 본 것처럼 김 여사는 "(문 대통령) 지지율 떨어지는데 조국이 장관서 나갈 생각을 안 하니까, 정경심을 구속하라고 지시한 게 문통이다"라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는 2019년 10월 14일이고, 검찰이 정경심 전 교수 구속영장을 청구한 때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인 10월 21일이었다.

김 여사의 말은 계속됐다.
 
ⓒ 최재영 목사 제공
 
여기서 최 목사가 언급한 '문통의 경고'는 약 일주일 전인 2022년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를 향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표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 수사' 발언을 했다가 문 대통령의 분노에 직면한 윤 후보는 "문 대통령과 저는 (적폐청산에 대해) 똑같은 생각"이라며 유야무야 넘어갔지만, 한때 대선 국면이 출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의 뜻이 아닌 참모들의 뜻으로 해석했다. 오히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저희 뒤통수를 때렸다"라고 말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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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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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이렇게 조국부터 시작해 문재인, 이해찬, 이낙연, 김경수를 두루 거친 김 여사의 발언은 다시 조국으로 돌아와 "여러 사람의 파워게임에 저희가 희생당한 것"이라는 결말로 향했다. "진실을 알려고 하는 자와 숨기려는 자, 왜곡하려는 자, 만드는 자"라는 말과 함께.

이렇게 끝나나 싶던 대화에서 갑자기 김 여사가 정경심 전 교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 최재영 목사 제공
 
이날 새벽 대화는 이후로도 좀 더 이어진다.

김 여사는 이날 대화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보안을 강조했는데, '보안'을 "보완"으로 여러번 잘못 썼다.

참고로 김 여사는 대화에서 정경심 전 교수의 '표창장 위조'를 강조했는데,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가 법정구속되어 실형을 산 혐의가 은행잔고증명서 위조였다.

조국 "새빨간 거짓말... 김건희씨는 이간 책략에 능한 사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카카오톡 내용에 대해 "황당한 소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 대표는 "내 임명 관련해서 제 아내가 울고불고 해서 어쩌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수사를 하라고 했다는 말도 했는데, 그것도 기가 막힌 소리"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문 대통령은 물론이고 비서실 누구도 어떤 수사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했다면 바로 직권남용으로 수사가 되었을 것"이라며 "수사에 개입하지 않았는데, 수사를 개입했고 게다가 대통령이 시켰다고?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오히려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김건희씨가 매우 책략에 능한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방이 질문을 하니까 그걸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일부 사실과 일부 허위를 섞어서 그럴싸하게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이거 보안이라고, 마치 비밀을 알려주는 것 같은 기술도 부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이간 프레임이고 갈라치기"라면서 "대통령을 팔아서 문 대통령과 조국을 이간질하고, 또 문 대통령과 이해찬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여사의 '문통과의 독대' 언급에 대해 조국 사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최강욱 전 의원은 "당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독대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윤 총장이 각종 경로를 통해 대통령 독대를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팩트"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부인의 카톡]
① 김건희→최재영 "난 무당에게 성경 알려주는 스타일" https://omn.kr/29k38
③ 김건희 "노무현이 유시민에게 서운하게 돌아가셨죠" https://omn.kr/29k4d
④ 당선 후 김건희 "김정숙 옷값 논란은 이재명 쪽 작업" https://omn.kr/29koy
⑤ 싸늘한 김건희 "양평, 가짜뉴스에 선동당하셨어요" https://omn.kr/29l28

#김건희#최재영#명품백#조국#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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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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