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MBC 파업 당시) MBC 소셜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 기억하세요. (후보자는 MBC 간부로) 외부와는 이런 계약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고 했어요. 인정하세요."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MBC 재직 시절 '노조 비방 여론전'을 주도했다는 '언론장악공동취재단'의 의혹 보도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청문회 첫 질의에 나선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소셜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와 'MBC 소셜미디어 대응 자문 계약서'를 공개했다. 앞서 '언론장악공동취재단'은 지난 2012년 MBC 노조 파업 당시, MBC 간부였던 이 후보자가 공훈의 위키트리 대표와 만나 '온라인 여론전'을 시도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의원이 공개한 계약서들은 위키트리 측이 MBC 사측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의원은 "MBC 파업은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근로 조건 아닌 공정방송 파업에 대해서 합법성을 인정한 아주 의미 있는 파업이고 언론 노동자의 특수성을 법원에서 인정한 파업"이라며 "소셜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와 자문 제안서 혹시 기억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계약서 내용이 특정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이용해서 SNS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하겠다는 내용"이라며 "단순히 계약해서 홍보하는 내용이 아니고, 여론을 조작해서 MBC 사측에 유리하게 노조를 불리하게 만들고, MBC 사측이 여론 형성을 해서 주도권을 쥐겠다 이런 내용이다, 인정하시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거듭 "이 파업은 공정방송 파업이라고 대법원에서도 인정한 파업이라고 이례적으로 언론 노동자의 근로조건 이외의 파업을 합법성을 인정한 파업"이라며 "그 파업을 무력화하고 공격하기 위해서 거액을 들여서 이런 용역을 들여서 노조 파괴 공작 아니면 여론 형성을 불법적으로 한 거다, 불법이다"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불법이 전혀 아니다, 저희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위기 관리 계약을 맺었던 것"이라고 맞섰다. 
 

큰사진보기
▲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MBC 소셜미디어 대응 용역 계약서'와 'MBC 소셜미디어 대응 자문 계약서'를 공개하며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최민희 "거짓 판명되면 사퇴?"...이진숙 "말씀드리지 않겠다"

이 의원은 '공동취재단'이 보도한 공훈의 전 위키트리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이 후보자를 압박했다. 그는 "계약을 했던 공훈의 전 위키트리 대표가 언론에  'MBC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와서 계약을 중도에 해지했다', '계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착수금도 반환했다' 발언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계약을 파기하고 저런 말을 했겠나"라며 "(계약 당사자가) 언론에 공개적으로 말을 하는데도 본인(이진숙)은 아니라고 혼자 우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천 명 가까운 인원들이 파업에 나갔고 저희는 회사를 지킬 의무가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공훈의 대표가 지어서 한 얘기인가, 둘중 한 분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지금 (후보자가) 위증이면 책임 지실 건가"라고 하자, 이 후보자는 "첫째 저는 증인이 아니다, 둘째 공훈의 대표 말씀에 대해서 제가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즉답하지 않았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지금 말씀하신 게 거짓으로 판명되면 사퇴하실 건가"라고 거듭 물었고, 이 후보자는 "저의 사퇴 여부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내가 증언한 것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에 사퇴 않겠다고 말하면 된다"라고 하자, 이 후보자는 "사실대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되면 사퇴해야 한다"면서 질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