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독서력 향상을 위해 기획한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2024 리딩코리아(CJB 청주방송)를 제작하면서 선정한 도서 11권을 한 권씩 소개합니다.[기자말] |
2024년 리딩코리아는 열한 권의 책을 선정했습니다. 독자들은 문학과 사회, 철학과 역사, 과학, 문화 등 여러 분야의 책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리딩코리아 독서를 통해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찬찬히 들여다 보며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24 리딩코리아 선정도서는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과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 , 이권우 도서평론가가 추천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와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 그리고 <탐독가들>, 노명우 교수가 추천한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과 <일인칭 가난>, 박혜진 문학평론가가 추천한 <우리가 겨울을 지나는 방식>과 <각각의 계절>, 그리고 <김겨울 작가가 추천한 <깻잎투쟁기>와 <가족을 구성할 권리>까지 모두 열한 권입니다.
2024 리딩코리아 선정도서 열한 권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되었습니다. 리딩코리아 패널들이 추천한 책들이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이끌어준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지난 2022년 리딩코리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세 번째 시즌을 맞으며 확신으로 굳어졌습니다.
2022년 리딩코리아와 2023년 리딩코리아 캠페인을 주관하면서 독자들에게 선정도서를 알리고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씩은 읽어보자고 권유하긴 했지만, 선정도서 각각의 내용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갖지 못했습니다.
좋은 책을 선정했다고 말만 하면 뭐하나, 함께 얘기를 나눴어야지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한 권씩, 2024 리딩코리아 선정도서 열 한 권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리딩코리아는 2022년부터 시작했습니다. 2021년 가을 정재승 교수님과 이권우 도서평론가를 만나 사람들에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고, 수많은 회의를 거쳐 프로그램의 얼개를 만들었지요.
정재승 교수님과 이권우 평론가님의 추천으로 패널 구성을 확정하고 이금희 아나운서를 리딩코리아의 MC로 모셨습니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리딩코리아 기획안을 보자마자 무조건 참여하겠다며 처음부터 깊은 관심을 보여주셨고, 리딩코리아를 열렬히 응원하는 지지자가 되셨습니다.
<2022년 리딩코리아>
https://youtu.be/SE_yaoqWpFU?si=hTTlnV-aipuBaBd6
<2023년 리딩코리아>
https://youtu.be/faiXeiJHRBQ?si=jtSqF9ZW_ZMOSKqZ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리딩코리아는 많은 토론을 통해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는데요. 선정하는 과정은 시간이 꽤 걸립니다. 정재승 교수와 이권우 평론가, 노명우 교수, 김겨울 작가와 박혜진 문학평론가가 각자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우리 국민들이 지금 꼭 읽으면 좋겠다는 책을 추천하면서 리딩코리아 의 일정은 시작됩니다.
우선 패널들이 추천하고 싶은 책을 서너 권씩 제시합니다. 그런 다음 여러 번 의논을 거쳐 패널별로 두 권씩을 최종 추천도서로 정하게 되지요.
함께 읽을 책이 정해지고 나면 청주 지역서점인 열린문고에 선정도서 주문을 하고 곧바로 책 열한 권을 진행자인 이금희 아나운서와 다섯 분의 패널들에게 보내드립니다. 2022년 첫 시즌부터 소포 꾸러미로 책을 배달했습니다.
2024 리딩코리아 선정도서를 정하고 녹화 일정(지난 7월 7일)까지 잡고 난 어느 날, 이금희 아나운서의 집에는 한 보따리의 책 꾸러미 소포가 배달됩니다. 정재승 교수의 집과 이권우 도서평론가 의 집, 노명우 교수, 박혜진 문학평론가, 김겨울 작가의 집에도 선물같은 책이 배달되지요. 이렇게 일년에 한 번씩 책꾸러미 선물을 받는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소포를 받은 날부터 다섯 명의 리딩코리아 패널과 진행자, 그리고 제작진은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언제부턴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던 독서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지요. 새롭게 시도하는 독서 프로그램인만큼 선정도서 열 한 권을 책상에 쌓아놓고, 침대 머리맡에 두고 열독하셨을 것 같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으면서 저는 2024 리딩코리아가 우리 사회의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기로 작정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뜻이 합쳐지며 어떤 방향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지요.
우선 노명우 교수가 추천한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가 부동산 때문에 망한 한 가족의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순간이동시킵니다. 수십 년간 위력을 발휘해온 부동산이 어떤 마술을 부려왔는지 바로 옆에서 똑바로 관찰하게 하지요. 부동산 문제는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이야기합니다.
<일인칭 가난>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꽁꽁 싸맨 채 상자 속에 넣고 감춰왔던 가난을 꺼내 독자들 눈 앞에 내밉니다. 그동안 마치 외계 괴물 대하듯 타자화 했던 가난의 당사자가 실은 나와 똑같이 숨 쉬고 살아가는 일인칭 존재라고 선언하지요.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은 이미 성장한 자녀를 앞으로도 더 긴 시간 양육하며 살아야하는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우리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깻잎투쟁기>는 '노동력을 불렀는데 인간이 온 것'이라며 깻잎 한 장에 담긴 밥상 위의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2024 리딩코리아는 우리 눈에 안 보였던 우리 사회의 상처를 똑바로 쳐다봅니다.
-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