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고 정치지도자로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선출했다.
하마스는 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순교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후임으로 최고 정치지도자인 정치국장에 신와르를 지명했다"라고 발표했다. 하마스 정치국장 임기는 4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이스라엘 감옥서 22년간 복역한 '초강경파'
신와르는 2017년부터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의 가자지구 조직을 이끌었고,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대규모 기습 공격 작전인 '알아크사 홍수'를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보복 침공하며 지금까지 4만 명 가까이 숨졌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지하 벙커에서 군사 작전을 지휘하고, 이스라엘과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행방이 묘연한 신와르에 대해 40만 달러(약 5억5천만 원)의 현상금을 걸었고, 미국은 2015년 신와르를 국제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린 바 있다.
1962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 캠프에서 자란 신와르는 대학에서 이슬람주의 운동에 뛰어들었고, 하마스가 1987년 창립할 때부터 참여했다.
이스라엘인을 군인을 납치하고 살해한 혐의로 1989년 이스라엘에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 받았던 신와르는 22년간 복역하다가 2011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포로 교환 때 풀려났다.
하마스 "저항의 길 계속 가겠다는 뜻"
AP통신은 "하마스 내 강경파를 이끌고 비밀스러운 인물인 신와르를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택한 것은 도전적인 결정"이라며 "그는 하마스 지도부를 섬멸하려는 이스라엘의 살생부 맨 위에 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은 "하마스의 실세였던 신와르가 이제 공식적으로도 가장 강력한 인물이 됐다"라며 "하마스 권력의 중심지가 (하니예가 망명해 있던 카타르에서) 가자지구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은 이란을 방문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를 암살했다. 이에 하마스와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이 보복을 선언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가 군사 전문가이자 강경파인 신와르를 신임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한 것이다.
하마스 관계자는 AFP통신에 "하마스가 신와르를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한 것은 앞으로도 저항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점령군(이스라엘)에게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제거 대상 1순위에 올려놓고 있으면서도 인질 석방을 위해 협상의 전권을 갖게 된 신와르와 협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