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부장검사 2명 등 검사 4명에 대한 연임을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들에 대한 연임 확정은 이른바 'VIP 격노설'로 외압 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이 결정한다.
공수처 인사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인사위 2차 회의를 열고 이대환 수사4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수사3부의 송영선·최문정 검사의 연임 희망 안건을 심의한 뒤 만장일치 찬성으로 의결했다.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고 3회 연임할 수 있다(공수처법 제8조). 공수처 인사규칙에 따르면, 대통령은 공수처 인사위가 추천한 검사의 연임을 최종 결정한다.
"연임 재가 늦어져 수사 못하는 전례 없었다"
공수처 수사4부의 이대환 부장검사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를 지휘하고 있고, 차정현 부장검사는 이 사건 주임 검사로 수사 초기부터 사건을 담당해 왔다. 최근 수사4부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통신영장을 집행해 수사외압 의혹이 일었던 시기의 윤 대통령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이 현직 대통령 통신기록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박정훈 대령 항명죄 군사법원 재판에서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 기록을 이첩한 직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4차례)·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3차례)·임기훈 전 국방비서관(1차례)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외압 의혹 수사범위는 대통령실·국방부 등 윗선 개입 여부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까지 확대된 상태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이종호) 등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에 나선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다.
공수처 관계자는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외압 의혹 배후로 의심받는 대통령이 검사 연임을 결정해 수사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임명권자의 연임 재가가 늦어져 업무를 못하게 되는 전례는 없었다"며 "업무공백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편 나머지 검사 2명(송영선·최문정)이 속한 수사3부는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자신에게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해 댓글팀 운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