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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8월 13일 인도 콜카타의 RG 카르 의과대학에서 발생한 강간 및 살인 사건에 대한 시위로 사람들이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EPA/PIYAL ADHKARY
 2024년 8월 13일 인도 콜카타의 RG 카르 의과대학에서 발생한 강간 및 살인 사건에 대한 시위로 사람들이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EPA/PIYAL ADHKARY
ⓒ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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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국립병원에서 여성 수련의가 성폭행당하고 살해되자 수천 명의 수련의들이 책임자 처벌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AP통신,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인도수련의협회연합(FORDA) 소속 수련의들은 전날 동부 서벵골주 등 최소 5개 주에서 일부 업무를 무기한 중단하는 파업을 시작했다.

의사들 "파업 결정 가볍게 내린 것 아냐"

지난 9일 서벵골주 주도 콜카타에 있는 RG카르 의과대학 병원에서는 31세 여성 수련의가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위해 세미나실에 들렀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시신에서 성폭행을 당한 흔적을 발견했으며, 용의자로 이 병원 직원 한 명을 체포했다.

고위 관계자들의 직무가 정지됐고, 총장은 사임했으나 의사들은 병원 안전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이 결정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건 발생 후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FORDA는 성명에서 "파업 결정을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신속한 사건 조사와 책임자 처벌, 국립병원 의료진의 안전을 위한 보안 규정 신설 등을 요구했다.

이 단체의 사르베시 판데이 사무총장은 "전국에서 약 30만 명의 의사가 시위에 참여했다"라며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수도 뉴델리의 한 병원 간호사는 "우리는 2012년 집단 성폭행 및 살해 사건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라며 "이제 여성들은 밤길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2012년 12월 뉴델리에서는 버스에서 한 여성이 남성들로부터 집단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면서 인도 사회가 크게 공분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인도는 성폭행 범죄의 정의를 확대하고 스토킹에 대한 처벌도 엄격하게 개정했다.

하루 평균 86건 발생... 인도, 성폭행이 고질적 사회 문제

CNN은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도 전역에서 성폭행 사건은 여전히 만연하다"라며 "인도 국민들은 정부가 여성을 보호하거나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살해당한 여성 수련의 아버지는 "딸이 늦은 시간까지 일하기 때문에 밤에 안전하기 귀가하라고 차를 사줬었다"라며 "그러나 딸은 자기가 일하던 병원에서도 안전하지 않았다"라고 개탄했다.

인도의사협회는 보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젊은 여의사 살인 사건은 처음이 아니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마지막 사건도 아닐 것"이라며 "의사의 근무 환경과 살인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한다"라고 적었다.

마마타 바네르지 서벵골주 주지사도 "수련의가 병원에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성폭행 사건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로 여겨진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약 3만1천516건의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으며, 이는 하루 평균 86건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도#의사#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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