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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 김병기
 
"윤석열 정부는 낙동강 8개 보 수문을 당장 개방하라."
"중앙정부의 주문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김완섭 환경장관 규탄한다."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추진하면서 진짜 오리 몰아내고 오리배를 띄우겠다는 최민호 세종시장 규탄한다."

위의 3개 구호와 함께 5개 병에 담긴 8리터 분량의 녹색 물이 윤석열 대통령, 김완섭 환경부장관, 최민호 세종시장의 얼굴이 그려진 소형 현수막에 부어졌다. 세 명의 얼굴이 금세 녹색으로 물들었다. 이 물은 대구 달성군을 지나는 낙동강에서 채수해 온 실제 녹조였다. 악취가 풍겼다. 현수막 위에서 시멘트 바닥으로 흐른 녹조물은 짙은 녹색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걸쭉했다.

14일 오후 2시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열린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에서 환경단체들은 녹조물 퍼포먼스를 벌이며 윤석열 정부의 4대강 정책과 댐 건설 추진 등을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주최했고, 4대강 유역에서 강 살리기 활동을 해 온 환경단체 활동가와 새만금신공항, 가덕도신공항, 제주제2공항, 지리산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며 환경운동을 해 온 활동가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죄를 덮고 14개 댐 건설해 건설재벌 먹잇감으로..."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 김병기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임도훈 시민행동 상황실장은 "낙동강에서는 지금 4대강 보에 가로막혀 강물이 초속 2cm로 흐른다, 1분이면 1미터 20cm, 사람의 걸음보다 느린 게 낙동강"이라면서 "이 때문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는데, 이 물을 마실 수 있나, 농업용수로 쓸 수 있나, 정부는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우리가 세종보에서 108일째 천막농성을 벌이는 것은 녹조로 병든 강과 생명을 외면할 수 없어서"라며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의 죄를 덮는데 4대강 16개 보가 필요하고 이명박과 마찬가지로 건설재벌의 먹잇감으로 강의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면서 14개 댐을 건설하려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원은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은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업무파악에 여념이 없을텐데, 작은 정보를 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행안부가 관리하는 '프리즘'이라는 정책연구관리시스템이 있다. 정부 정책연구수행 과정을 관리하는 사이트이다. 이곳에서 환경부와 녹조를 키워드로 넣고 검색하니 2015년부터 총 762건의 용역과 보고서가 공개돼 있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6억원을 들여 보 구간의 광역 조류 정밀 모니터링을 5차례나 진행했다. 2021년에 녹조가 창궐하니 범부처 통합 녹조연구체계 구축을 진행했다. 또 녹조 원격 모니터링을 통한....(중략)

환경부도 알고 있다. 녹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런데 세종시에 녹조를 없앨 좋은 본보기가 있다. 세종보를 열었고 금강은 건강성을 회복했다. 이렇게 표본과 정답이, 해답이, 환경부가 고민하는 답이 수문을 개방한 세종보에 있다. 금강에 나와 봐라. 많은 생명체가 돌아왔고 악취가 풍기지 않는다. 몇십 억 원을 들여서 녹조 연구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보를 열면 된다. 강물이 흐르면 된다."

"녹조 원인 3가지 중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 개방"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은 "녹조로 키운 농산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이 검출됐다는 것을 알고 몇 년 전부터 가족과 친지, 도시에 있는 친구들에게 쌀 한 포대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 '녹조 대발생' 지역인 합천보 바로 위 마을에서 살고 있는데 아침마다 녹조냄새가 풍기고, 강만 보면 녹조, 논에 가도 녹조 알갱이가 떠다닌다"고 호소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지금은 어느 강과 댐, 저수지를 막론하고 녹조가 창궐하고 있는데, 그 녹조의 발생 원인은 환경부의 보고서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면서 "부영양화의 심화, 온도 상승, 물의 정체 등 세 가지인데, 이중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막힌 보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보의 수문을 열면 녹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금강에서 확인했다"면서 "금강의 자유가 낙동강과 한강, 영산강의 자유로 이어질 것을 확신하기에 이 자리에 왔고, 금강을 지키는 게 강을 지키는 교두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녹조 공장된 낙동강, 금강마저 맹독 공장으로 만들겠다고?"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14일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 김병기
 
이날 기자회견문은 이정임 대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대독했다.

시민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 환경부가 세종보를 재가동하겠다는 것은 금강을 막아세우겠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금강을 맹독 녹조공장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신호"라면서 4대강 보의 수문이 닫혀있는 낙동강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금 낙동강은 8개 보로 가로막혀 녹조가 급속도로 폭증하고 있다. 낙동강은 녹조공장이 돼 부산에서 최상류 보인 상주보까지 온통 녹조로 뒤덮였다. 그 말은 곧, 낙동강 전역이 녹조 범벅이라는 것이다. 낙동강이 녹조 범벅이란 말은 그 물을 정수해서 먹어야 하는 영남인에게는 녹조 독이 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다는 말이고, 낙동강 녹조 물로 재배한 녹조 독이 든 농작물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이고, 낙동강 주변 아파트 거실에서 녹조 독이 든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시민행동은 "세종보를 재가동한다는 것은 금강에 다시 녹조가 창궐하게 해 세종시민들에게 기필코 녹조 독이 든 수돗물과 녹조 독이 든 농작물, 녹조 독이 든 공기를 마시게 하고야 말겠다는 것"이라면서 "지금 세종시와 환경부가 해야 할 일은 금강을 지금처럼 힘차게 흐르게 하는 것이다, 지금 열려 있는 세종보와 공주보를 닫기는 커녕, 오히려 닫혀 있는 백제보와 하굿둑도 마저 열어 금강을 온전히 흐르게 하는 것이다, 금강에 비로소 자유를 허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결의대회를 마친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세종시 아름동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녹조 위기와 기로에 선 우리 강'을 주제로 한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시민행동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이광희, 박수현, 진보당 정혜경, 조국혁신당 서왕진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세종보#4대강사업#낙동강#영산강#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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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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