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현지시각 18일 발표한 여론조사(9~13일 등록 유권자 2336명 대상·오차범위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의 지지를 얻었다.
제3 후보를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47%를 기록하며 44%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무소속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5%를 기록했다.
해리스 양자·다자 대결 모두 앞서... "젊음과 여성이 강점"
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떠오른) 7월 이후 판세가 극적으로 변했다"라며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만족도와 열정이 급격히 증가했다"라고 분석했다.
전체 응답자의 44%가 이번 대선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 구도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지난달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에 그쳤다.
특히 7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는 20%만 대선 대결 구도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0%가 그렇다고 밝혔다.
유권자들은 56%대 26%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 원수로서 국가에 더 많이 봉사할 수 있는 '신체적 건강'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부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31%포인트 앞섰었다.
또한 유권자의 38%가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답했으며,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14%에 그쳤다. 47%는 대통령의 성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밖에도 해리스 부통령은 정직과 신뢰성, 공감 능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반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능력에서 해리스 부통령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공화당의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고, 우리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 이를 확인했다"라며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틀린 적은 많았다"라고 주장했다.
상승세 타는 해리스, 전당대회 열고 '출정식'
CBS방송과 유거브가 실시한 여론조사(14~16일 등록 유권자 3258명 대상·오차범위 ±2.1%포인트) 결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양자 가상 대결에서 51%의 지지를 얻으며 48%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다만 경합주 유권자로 한정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더라도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거나,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등 대선 구도가 아직 박빙이라는 평가가 많다.
ABC방송은 "두 후보가 어떻게 새로운 지지자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느냐가 문제"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너무 진보적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너무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아 이념 노선에 대한 호소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각각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로 공식 추인하고 '대선 출정식'을 한다.
하지만 전당대회 기간 맞춰 미국 전역의 200여 개 단체가 시카고에 모여 대규모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열 예정이어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위대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가자 전쟁 종식을 추진하라고 촉구할 계획이다.